[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한국인 출신 이정후는 뉴욕 양키스에 어울린다.”
미국 ’뉴욕 포스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코디 벨린저는 그가 매우 좋아했던 시카고 컵스와 외야수가 한 명에서 두 명이 필요할 수 있는 뉴욕 양키스 사이의 FA 시장 싸움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 양키스의 올 시즌 외야수는 폭망 수준이었다. 우선 FA 자격을 얻은 빌리 맥키니는 시즌 48경기 타율 0.227(128타수 29안타) 6홈런 14타점 19득점 출루율 0.320 OPS 0.726에 그쳤다. 또 다른 FA 외야수 프랜치 코데로 역시 24경기 타율 0.188 6홈런 13타점 9득점 출루율 0.211 OPS 0.689에 머물렀다.
해리슨 베이더가 전반기 84경기 타율 0.240(288타수 69안타) 7홈런 37타점 40득점 출루율 0.278 OPS 0.643으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했으나, FA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됐다.
맥기니와 코데로는 모두 FA로 타구단에 이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실상 올 시즌 애런 저지를 제외하면 주전 외야수가 없었는데 저지 마저도 발가락 인대 부상으로 장기결장을 하게 되며 양키스는 큰 타격을 입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그나마 101경기에 나서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지만,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 양키스가 가장 원하는 선수는 바로 FA 야수 1위 코디 벨린저와 후안 소토다. 벨린저는 2023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에서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됐다. 이유는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었다.
컵스는 아쉽게 와일드카드 티켓을 한 발 차이로 놓쳤지만, 벨린저는 130경기 타율 0.307(499타수 153안타) 26홈런 97타점 95득점 출루율 0.356 OPS 0.881을 마크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한 벨린저는 FA 야수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하성의 동료 소토는 올 시즌 FA 자격을 취득하지는 않았다. 다만 202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취득하고 내년 시즌 연봉이 3000만 달러(약 39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페이롤(팀 연봉 총액)을 줄이기 위해 소토를 트레이드 카드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소토가 트레이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소토 역시 2022시즌 중반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된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타율 0.275(568타수 156안타) 35홈런 109타점 97득점 출루율 0.410 OPS 0.929를 마크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팀이 치른 162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등 ’강철몸’을 자랑했다.
벨린저와 소토 모두 뛰어난 타격을 보여주며 10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2023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벨린저는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서 김하성과 경쟁을 펼쳐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고, 소토는 내셔널리그 외야수 부문에서 무키 베츠,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등 파워랭킹 1위, 2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벨린저와 소토가 타격에서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단점도 존재한다. 바로 몸값이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보도에 따르면 벨린저는 최대 6년 1억 6200만달러(약 2124억 원)를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소토 역시 내년 시즌 연봉이 3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키스가 추구할 수 있는 옵션은 바로 이정후다. 이정후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국제 FA로 빅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7시즌 동안 활약한 이정후는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2022시즌 이정후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지난 시즌 이정후는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마크했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최다 안타, 최다 타점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 1위로 타격 5관왕을 차지했고, 외야수 골든글러브와 리그 MVP까지 모두 휩쓸었다.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워 키움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고 맞이한 2023시즌 중반 이정후는 왼쪽 발목 신전지대 부상을 당하며 수술을 받았고, 아쉽게 남들보다 시즌을 빨리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후는 86경기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이라는 무난한 성적으로 7년의 KBO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
미국 ’MLB.com’은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프시즌 가장 매력적인 FA 9명’을 선정했는데 이정후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이 명단에 올랐다. 이정후는 실제로 많은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장 적극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트 팀은 스프링캠프부터 이정후를 지켜봤고,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이정후의 마지막 KBO리그 홈경기를 관전했다. 미국 ’CBS 스포츠’도 9일 ”이정후가 4+2년에 9000만 달러(약 1188억 원)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뉴욕 포스트의 생각은 달랐다. 뉴욕 포스트는 ”양키스는 적어도 한 명의 외야수 또는 두 명의 외야수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한국인 출신 이정후와 케빈 키어마이어(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양키스에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양키스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자마자 가장 먼저 이정후의 차기 행선지로 꼽혔던 팀 중 하나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단장 회의에서 좌타자 외야수 2명과 투수 1명을 영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양키스 역시 적극적으로 이정후를 원하고 있어 차기 행선지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차기 행선지는 대체 어디가 될 것인지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