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류현진은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의 이적 시계가 조금씩 돌아가고 있다. 물론 현 소속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잔류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하지만 토론토가 새로운 선발 투수를 알아보고 있고, 류현진을 원하는 다른 팀들이 속속 등장해 이적에 무게가 쏠린다. 국내 복귀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9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옴니 스코츠데일 리조트 & 스파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에서 자신이 관리하는 선수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취재진의 류현진 거취 질문에 우선 “내년에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뛸 것이다”며 국내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올 시즌 부활 투구로 여전히 류현진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이 많다는 게 보라스의 주장이다. 그는 “류현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서 잘 던졌다. 류현진을 원하는 팀이 있다”고 힘줬다. 이어 “류현진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 류현진은 선발로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팀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언급했다. 바로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이 우선’이라는 걸 시사했다. 다년계약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1년 계약이 유력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존심을 세워줄 정도의 금액이라면 팀을 보고 차기 행선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비친 셈이다.
현지 언론들은 1년 1000만 달러(한화 약 132억 원)를 기준으로 류현진의 몸값을 예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경험이 많은 선발투수를 선호하기에 1000만 달러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 시즌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보여준 류현진의 안정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협상의 달인 보라스가 지원사격 발언을 하면서 류현진의 인기는 더 올라가고 있다.
이제 시즌이 막 끝났고 스토브리그가 열렸다. 여러 가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류현진을 원하는 팀은 7~8개 정도로 여겨진다. 토론토 잔류 가능성도 고개를 들었다. 어쨌든, 사이영상 후보까지 올랐고 평균자책점 리그 1위까지 차지한 류현진에 대한 기대는 결코 낮지 않다. 확실한 부활투를 보였기에 이런 밑그림이 그려졌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 수술대에 올라 1년 2개월여의 긴 공백을 가졌던 코리안 몬스터.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고 건재를 과시한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구속과 구위가 예전만 못하지만 특유의 관록투가 살아 있어 시장가치가 높다. ‘저비용 고효율’을 바라는 팀들이 류현진을 노리고 있다.
[류현진과 보라스(작은 네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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