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최원태 6차전 선발, 안 써야할 것 같다”
LG 트윈스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15-3으로 승리했다.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LG는 올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으며, 28년 동안 맺힌 한(恨)을 풀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지난 1차전 KT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하지 못하는 등 2-3으로 무릎을 꿇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LG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LG는 지난 2차전에서 선발 최원태가 ⅓이닝 만에 4실점으로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으나, 차곡차곡 간격을 좁혀나간 끝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를 바탕으로 시리즈의 균형을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지난 10일 3차전에서는 경기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한 끝에 오지환의 결승 스리런포를 바탕으로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승리하며 시리즈의 우위를 점했다.
좋은 흐름은 4차전으로 연결됐다. 이날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LG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손에 넣었는데, 1회 시작부터 김현수가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점수를 만들어내지 못하던 LG는 5회 한 점을 달아난 뒤 6회 문보경이 2점짜리 아치를 그려내며 5-0까지 간격을 벌렸다. KT는 6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LG가 KT의 기세를 완전히 꺾은 것은 7회였다. LG는 김현수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오지환의 스리런홈런, 문성주의 2타점 3루타 등으로 ‘메가트윈스포’가 폭발하면서 무려 7점을 쌓았다. 그리고 8회 3점을 더 보태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8회말 이우찬이 2실점, 9회말 최원태가 한 점을 내줬지만, 승기에 영향은 없었다. 이로써 LG는 우승확률 93%를 손에 넣었고, 28년의 한을 풀기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이날 ‘완승’으로 인해 타선의 활약이 크게 돋보였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김윤식이었다. LG의 4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은 이날 3회 종료까지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고, 5회 1사까지는 ‘노히트’를 기록하는 등 5⅔이닝 동안 투구수 87구,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염경엽 감독도 김윤식에 대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사령탑은 경기가 끝난 뒤 “(김)윤식이가 생각보다 훨씬 좋은 투구를 해줬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 선발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김)현수가 2점 홈런을 분위기를 가져왔고, 타선이 과감하게 나섰다. 홍창기의 타점과 오지환, 문보경의 홈런으로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LG 선수단은 물론 선수들도 모두 간절하다. 염경엽 감독은 “절실하다”며 “나뿐만이 아니라 LG 선수들과 프런트, 팬들 모두의 절실함이 모여 잘 풀리고, 운도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그 기운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5차전 선발로 케이시 켈리, 6차전 선발로 최원태를 예고했는데, 최원태가 9회 마운드에 오르면서, 로테이션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지난 2차전에서 ⅓이닝 4실점을 기록한데 이어 이날도 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1실점(1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를 남겼다.
사령탑은 “오늘 선발은 선택이 잘 됐다. 이정용을 불펜으로 생각한 후 잘 활용했다. 김윤식도 중요한 상황에서 길게 던져줘야 했다. 오늘도 불펜데이였으면, 다음 경기에서 불펜에 무리가 갈 수 있는데, 윤식이가 잘 던지고 공격력이 살아나서 불펜 투수들이 쉴 수 있었다”며 “최원태는 6차전 선발로 내보내기 위해 확인차 올렸는데, 안 써야 할 것 같다. 아직 밸런스가 좋지 않은 것 같다. 6차전 선발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LG는 한국시리즈 4경기를 치르면서 총 30점을 뽑았는데, 이 가운데 18점이 홈런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한국시리즈 만큼은 ‘홈런군단’이라고 볼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도 내가 하고 싶었던 야구는 홈에서 뛰고, 작은 구장에서는 홈런을 치는 것이었다. 페넌트레이스 때는 잘 안됐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잘 나오고 있다. 홈런팀이 됐다”며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이 나옴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 홈런이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자신감을 찾고 힘이 되는 시리즈가 되는 것 같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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