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싱가포르 ‘차량취득권리’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나라로 알려진 싱가포르. 이곳에서 자동차를 사기 위해서는 자동차 가격과 별개로 1억이 넘는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하죠.
바로 ‘차량취득권리증(COE)’입니다.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작은 국가 면적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차량취득권리증 제도로 국가 내 차량 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인데요.
싱가포르 정부는 해마다 차량 증가율 0%를 유지하기 위해 이 권리증의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공급할 수 있는 자동차의 총량이 정해져 있으며 그 이상은 등록이 불가하다는 것이죠.
차량을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은 공개 입찰에 참여해 공급량이 정해진 권리증을 구매해야 하는데요.
공급량은 그대로인 반면, 이를 따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아진다면 권리증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겠죠.
이러한 차량취득권리증의 낙찰 가격이 몇 달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 현재 차량 1대의 권리증 취득 최저 비용은 10만 4000 싱가포르달러, 한화로 약 1억 240만 원이죠.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26%나 오른 가격인데요. 이는 차종마다 다른 권리증의 비용 중 최저 비용에 속합니다.
가장 비싼 권리증은 차종에 제한이 없는 이른바 ‘오픈(OPEN)’ 차량취득권리증입니다. 이 권리증의 비용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현재 15만 2000 싱가포르달러, 한화로 약 1억 5,000만 원이라고 합니다.
팬데믹 이후, 싱가포르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활기를 되찾으며 관광산업 또한 빠르게 회복했는데요. 해외 방문객 증가로 택시 등 운송업계 수요가 커지면서 권리증을 따려는 이들이 크게 늘어 권리증 비용 또한 오른 것이죠.
② 동남아시아, 자동차 vs 대중교통
지난 1990년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도입된 차량취득권리증 제도.
현재는 이 제도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치솟은 권리증의 비용으로 인해 2022년 기준 싱가포르 평균 소득인 월 7,376달러(약 995만 원)를 버는 가계도 차를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싱가포르에는 몇 년을 절약해야만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인데요.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두 아이의 엄마 웡 후이 민은 “아이들을 학교, 수영 강습 등에 보내기 위해 매번 택시를 타거나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증서를 구입할 여유가 없다면 싱가포르의 잘 갖춰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들은 오히려 차량취득권리증 제도 덕분에 다른 동남아 국가 수도에서 발생하는 교통혼잡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죠.
실제로 급격하게 경제성장을 이룬 동남아의 주요 대도시는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모이면서 매일 교통지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그동안 포장도로, 고속도로, 그리고 철도 확장 투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요.
급속한 도시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그리고 늘어나는 자동차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죠.
그중 태국은 최악의 아시아 교통체증 국가 1위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는데요. 수도 방콕에는 버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수단이 충분하지 않은 반면, 택시와 오토바이 수가 많죠.
특히 택시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교통 규칙을 잘 지키지 않으며, 난폭 운전자들도 많은데요.
이는 잦은 교통사고와 더욱 심한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인릭스에 따르면 방콕 주민들은 교통체증으로 인한 극심한 정체 때문에 매년 평균 64시간을 도로에서 정지 상태로 허비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도심 자동차의 평균 주행 속도는 시속 10km도 채 되지 못합니다.
③ 작은 국가 속 도시와 자연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국의 제주도보다 작은 크기의 나라임에도, 현재 인구수는 600만 명이 넘기 때문이죠.
싱가포르는 올해 관광객 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싱가포르는 높은 인구 밀도에, 많은 관광객까지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죠.
관광객의 급증에 따라, 택시 등의 운송업계 수요가 급증해 차량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지만, 싱가포르는 여전히 차량 증가율 0%를 유지하고 있죠.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서의 차량 구매는 더욱 어려워졌지만, 차량의 수가 제한된 덕분일까요.
싱가포르는 정돈된 도시의 미관, 편리한 대중교통 등 관광지로서 중요한 요소들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계획적 개발로 도시화가 잘 되어 있지만, 국토의 절반이 녹지일 정도로 자연 보전 또한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도시와 자연을 모두 느껴보고 싶다면, 싱가포르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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