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관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가자지구 내 식료품과 먹을 물, 의약품 등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하마스에 대놓고 반기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물을 얻기 위해 서 있는 줄에 하마스 대원이 끼어들려고 하자 주민들이 돌을 던지고 공개적으로 모욕하는가 하면 하마스 내무 대변인의 연설에 대해 손목에 붕대를 감은 한 남성이 “신이 너희에게 책임을 묻길 바란다”고 외치며 연설을 방해하는 등의 상황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자시티 내 유엔 대피소에 모인 주민 수백 명은 최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 등을 발사할 때마다 하마스를 비난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봉쇄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삶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각종 자원 출입이 통제되면서 만성적인 음식·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의료 및 위생 시스템도 붕괴해 전염병도 창궐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주민들이 하마스에 반기를 드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하마스의 권위주의 통치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이스라엘뿐 아니라 하마스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는 현지 여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봤다.
다만 이 매체는 하마스에 대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분노가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도 짚었다. 오히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고 느끼면서 하마스가 제대로 이스라엘에 대해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발이 거세지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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