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을 추진 중인 금태섭 전 의원과 영남을 중심으로 신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주 회동을 가졌지만, 신당 추진과 관련 구체적 대화는 아직 오가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소한 문제 같은 것은 그냥 극복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 전 의원은 13일 CBS ‘김현정의 정치쇼’서 “그날 처음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거기 때문에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그 이후로도 계속 만나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며 “대화가 되는 분”이라고 했다.
이는 금 전 의원이 지난 10일 이 전 대표와 만남을 가진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반응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두 사람이 지향하는 바가 똑같다”,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긍정 평가를 내렸고, 이 전 대표도 CBS 유튜브 방송서 “정치적 결사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부정할 정도의 이견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함께 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금 전 의원은 “어떻게 결정할지 어떤 일을 할지는 천천히 얘기를 해봐야 한다”며 “지금 신당이나 한국 정치 바꿔야 한다고 여러 사람들이 얘기를 하는데 이 사람들이 힘을 다 모을 수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거고 그러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확실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다. 그는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금 전 의원이 지향하는 ‘진영정치를 깨는 제대로 된 제3당’ 목표에 대해 “맞는 말 같으면서도 굉장히 거창하고 상투적이다. 지금까지 제3당 하겠다는 사람들이 했던 똑같은 말 아닌가”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금 전 의원과의 공감대가 형성됐는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금 전 의원 하면 아주 똑똑한 분으로 알려져 있고, 그런데 이 방향성에 있어서 저는 제가 이번에 만약 신당을 하게 된다면 말이 통하는 사람들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금 전 의원은 우선 논리적이기는 하고, 충분히 그런 합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저는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은 사람들이,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멍청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잘못 먹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추진할 신당을 두고서 정치권에서는 회의적 반응이 적지 않다. 이정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KBS ‘최강시사’서 “이준석 신당이냐, 최재성 신당이냐, 아니면 김종인 신당이냐, 유승민 신당이냐, 금태섭 신당이냐, 이름만 붙여서 그렇게 나선 사람들이 전부 당을 하나씩 만드는 거냐, 아니면 이 전 대표라고 하는 분의 밑으로 저렇게 다 들어가는 것이냐, 우선 그것부터 명확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뱀 대가리들만 모여 있고 용 꼬리는 하나도 없는 그렇게 좀 이상한 그런 좀 모임체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뚜렷한 주도자가 없으면 ‘제3지대 빅텐트’가 자칫 지리멸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 중 누가 중심이 되는 것이 맞냐는 질문에 “기둥이 하나만 있을 필요는 없다. 두 기둥이 단단하게 있을 것 같으면 오히려 힘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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