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자퇴’를 택하는 고등학생 숫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는 자퇴 후 독학하는 학생들의 경험담, 후기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끈다. 최근 10대 사이에선 자퇴를 ‘학업 포기’가 아닌 또 다른 진로 선택의 옵션으로 여기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유튜브에서는 일명 ‘자퇴생 유튜버’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스스로 공부하거나 다른 진로를 물색하는 이들이다.
과거 자퇴생은 학교 부적응자, 문제아 등으로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런 시선이 적지 않으나, 이들은 자퇴를 학업 포기가 아닌 ‘또 다른 진로 선택의 옵션’으로 보고 있다.
한 유튜버는 “현재 성적으로는 ‘인서울 대학’에 들어가기 힘들 것 같아 다른 진로를 찾아보려고 학교를 나왔다”라며 “자퇴를 고심하던 중 유튜브 영상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자퇴를 택하는 학생들의 배경도 다양하다. 학업에는 뜻이 없어 학교를 나온 학생이 있는가 하면, 교내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다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자퇴를 향한 청소년의 시선도 많이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학생들은 자퇴를 결심한 학우를 위해 소위 ‘자퇴 파티’를 열어주는 사례도 있었다.
실제 국내 자퇴생 비율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 발표한 ‘2023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학업 중단율은 1.0%(5만2981명)로 직전 해 대비 0.2%포인트(p), 즉 1만226명 상승했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1%였던 자퇴생 비율은 2021년 1.5%, 2022년 1.9%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종로학원이 지난 8월 내놓은 조사에서도 전국 17개 시도 기준 일반고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 수는 올해 기준 1만5520명으로, 2년 전인 2021년(9504명) 대비 6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학생 스스로 자퇴를 쉽게 결정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교육에서 벗어난 청소년이 스스로 역량을 키우기엔 제한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겪는 사회적인 편견·차별적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여성가족부가 2018년 출간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퇴한 학생 10명 중 4명(39.5%)은 학교를 그만둔 뒤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사람들의 선입견, 편견, 무시’를 꼽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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