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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농장에서 싱가포르 쇼핑 1번지로 변신, 오차드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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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더운 나라다. 사시사철 덥다. 수영장이나 해변에 자리를 잡고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것 외에도 싱가포르에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쇼핑이다. 거대한 몰에 상점, 전망대, 갤러리, 카페와 식당 등을 갖추고 있어 하루 종일 쇼핑몰만 돌아다녀도 지루하지 않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바로 마리나베이샌즈이지만 싱가포르를 ‘쇼핑 천국’으로 만들어준 장소는 바닷가에서 약간 떨어진 오차드로드다.

오차드 로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오차드로드는 약 2.2㎞ 길이의 길이다. 1830년대 오차드로드 일대에는 과일을 키우던 농장이 있었다. 1950년대 들어 C.K.탕이라는 상인이 이곳에 백화점을 열면서 일대가 점차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오차드로드는 싱가포르 물류와 유통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오차드로드에서 쇼핑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마어마하게 크고 높은 빌딩이 대로를 따라 이어지는 오차드로드에서 미식과 예술 작품 감상까지 알차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 거리 자체가 갤러리, 오차드 아트 트레일

쇼핑 천국 오차드로드를 걷는 것만으로 설렌다. 수많은 명품 브랜드숍과 대형 쇼핑몰 등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들이 한가득이다. 눈 돌아가는 쇼핑 거리 오차드로드에 볼거리가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오차드 아트 트레일(Orchard Art Trail)이다. 오차드로드 곳곳에 있는 설치예술품과 조각작품 등을 이어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만들었다. 각각 예술품은 만들어진 연도도 작가도 다 다르다.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보물을 찾듯 작품을 감상하면 된다.

옛 힐튼 싱가포르 호텔 앞에 설치한 예술작품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가장 오래된 것은 1975년 제작된 옛 힐튼 싱가포르 호텔 앞 ‘웨이치징더&진슈바오(Wei Chi Jing De & Qin Shu Bao)’다. 중국 당나라의 장군으로 알려진 웨이치징더와 진서보는 출입구를 지키는 수호신을 상징한다. 힐튼 호텔은 현재 보코 호텔로 바뀌었지만 입구를 지키는 동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오차드로드 곳곳에 전시한 예술 작품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육두구(Nutmeg&Mace)‘는 아이온 오차드 몰 입구에 있다. 이 작품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쿠마리 나하판(Kumari Nahappan)이라는 작가가 만들었다. 커다란 열매가 길에 턱 하니 버티고 있어 자연스레 눈이 간다. 육두구는 옛날 대농장이 있던 오차드로드에서 가장 많이 수확했던 농작물이다.

미국 팝아트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 조각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오차드 아트 트레일은 오차드로드에서 살짝 더 나아가 페낭(Penang) 로드까지 뻗쳐있다. 팝 아트 아이콘 ‘러브(LOVE)’ 조각이 윈즈랜드 하우스II(Winsland House II)에 있다. ‘러브’는 미국 팝아트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이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 조각상은 미국에만 23개, 스페인, 포르투갈, 일본 등 싱가포르를 포함해서 전 세계에 50개가 넘게 설치됐다.

Orchard Rd

Orchard Rd, 싱가포르

◆ 쇼핑 1번지, ION 오차드

아이온 오차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한 쇼핑 스폿은 아이온 오차드(ION Orchard)이다. 2009년 오픈한 아이온 오차드에는 총 335개의 상점이 입점해 있다. 쇼핑몰과 주거용 콘도, 아트 갤러리와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이 한데 모여 있는 복합 공간이다. 아이온 오차드는 멀리서도 눈에 띈다. 건물 외벽에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했다. 쇼핑몰 4층에 위치한 아이온 아트 갤러리는 입장료가 무료다. 지역 예술가 커뮤니티와 협약을 맺어 전시를 진행하고 싱가포르에서 나아가 아시아 지역 예술가 발굴에 힘쓰고 있다.

아이온 오차드에서는 각종 전시를 진행한다. 유명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도 아이온 오차드에 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건물 56층에 위치한 전망대 아이온 스카이는 공식적으로는 입장료가 없다. 다만 아이온+ 리워즈 멤버십에 가입을 해야 하고 아이온 몰에서 20 싱가포르 달러 이상의 돈을 썼다는 것을 증명해줄 영수증만 있으면 입장할 수 있다. 50 싱가포르 달러를 사용한 영수증이 있다면 전망대에 위치한 아티코 라운지에서 무료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무료 음료는 오후 12시~4시 사이에만 제공한다. 전망대는 요일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다르다.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문을 닫고 화~목요일에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금·토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9시까지만 운영한다. 기후 상황에 따라 출입이 금지되기도 한다. 4층 아이온 아트 갤러리 옆에 위치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까지 갈 수 있다.

아이온 오차드

2 Orchard Turn, Singapore 238801

◆ 지금의 오차드로드를 만든 곳, 탕스

오차드로드에 맨 처음 생긴 백화점 탕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오차드로드는 본래 싱가포르 변두리였다. ‘오차드(과수원)로드’라는 명칭은 이 길이 그 옛날 과일 농장, 후추 농장으로 가는 통로였기 이름 붙여졌다. 그러던 오차드로드가 천지개벽한 건 1958년 일이다. C.K. 탕(Chun Keng Tang)이라는 사람이 오차드로드에 백화점 ‘탕스(Tangs)’를 오픈하면서 오차드로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탕 백화점은 1982년 C.K. 탕이 매입한 ‘탕 플라자’ 건물에 들어가 있다. 중국 자금성을 떠올리게 하는 전통 양식과 고층빌딩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외관을 하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탕스 백화점은 현재도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뭐를 입고 먹는지가 궁금하다면 탕스 백화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백화점 내부에는 탕스 백화점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도 전시해놨다.

TANGS at Tang Plaza

310 Orchard Road Tang Plaza, 싱가포르 238864

◆ 싱가포르 디자인 산업의 현주소, 디자인 오차드

디자인 오차드 옥상 정원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2019년 싱가포르 정부 주도하에 만들어진 디자인 오차드(Design Orchard)는 디자인숍이자 공유 오피스, 스튜디오, 작업실 등을 겸하는 복합 공간이다. 1층은 화장품·의류·가구·인테리어 소품 등 현지 디자이너 60여 명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입점 업체는 4~6주마다 교체된다. 2~3층은 공유 오피스이자 신진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계단형으로 만들어진 옥상 공간도 특별하다. 식물로 가득 찬 옥상 정원이 북적거리는 오차드로드에 숨통을 트여준다.

현지 디자이너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이자 공유 오피스 기능을 하는 디자인 오차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Design Orchard

250 Orchard Rd, 싱가포르 238905

◆ 넷플릭스도 반한 맛, 오스테리아 모짜

오스테리아 모짜 음식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오차드로드에서 인상적인 맛집을 하나 꼽자면 오스테리아 모짜(Osteria Mozza)가 있다. 오스테리아 모짜는 미국인 스타 셰프 낸시 실버턴의 유일한 아시아 지역 레스토랑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에서도 소개된 낸시 실버턴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멕시코 로스카보스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식당을 운영 중이다. 음식 컨셉은 ‘캘리포니아-이탈리안’으로 주로 미국화된 이탈리아 요리가 대부분이다. 화덕에서 구워내는 피자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피자 메뉴는 점심에만 판매한다. 복장 규정이 있다. 운동복 차림이거나 슬리퍼를 신었다면 식당에 들어갈 수 없다.

오스테리아 모짜 식당 모습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Osteria Mozza

333 Orchard Rd, Level 5, 싱가포르 238867

[싱가포르=홍지연 여행+ 기자]

CP-2022-006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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