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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다. 제대로 된 실력은 보여주지도 않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11월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시내점을 열며 사업 시작을 본격화했으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 코로나19로 이제껏 버틴 게 전부다. 올 들어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활성화되고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한이 허용되면서 이제야 제 실력을 보여줄 때다. 아직 면세사업자 중 최약체로 꼽히고 있지만 지난 8월 롯데면세점을 제치고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3분기 분기 첫 흑자전환을 기록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명실상부한 업계의 ‘다크호스’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3분기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영업시작 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0억원을 개선했다. 이미 2분기부터 조짐은 보였다. 전년 2분기 대비 129억원의 적자폭을 개선한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하반기 흑자 기대감을 높였다.
매출은 중국 보따리상의 송객수수료율 감소로 절반 이상 줄어든 타격은 있지만 실질적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조상훈 연구원은 “분기 첫 흑자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이라 판단한다”면서 “중국 단체관광객 입국에 따른 매출 회복과 브랜드 교체 작업 이후의 경쟁력 제고, 인천공항 4기 면세점 영업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4분기에도 공항점의 안정적 이익 기여에 힘입어 BEP(손익분기점) 이상의 분기실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8월 K-팝스타 ‘뉴진스’를 모델로 내세우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인지도 상승효과와 함께 최근 면세업계가 주목하는 MZ세대 유입을 위한 전략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뷰티 멤버십 ‘H.COS Club’ 회원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라는 점도 감안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뉴진스를 내세워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온·오프라인 매장에 선제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면세업계 최초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와 오디오 콘텐츠를 론칭한 것도 그 일환이다.
최근에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 내 마련된 ‘H빌리지’에 창사 5주년 기념 팝업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팝업 공간에는 뉴진스가 출연한 현대백화점면세점 TV 광고를 재현한 포토존을 설치해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공항면세점 DF5(부티크 구역) 사업권을 따낸 것은 신의 한수다. 면세사업에서 중요한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물론 명품브랜드가 선호하는 공항점 입점으로 브랜드 유치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기존 인천공항점(DF7)에 추가로 8월부터 DF5까지 운영하게 되면서 인천공항점 이용객수는 올 1~10월까지 누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배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공항점에 입점한 명품브랜드들을 시내면세점(무역센터점·동대문점)까지 연결시켜 내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유커·싼커(중국인 개별관광객)을 겨냥해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고객의 쇼핑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 데스크와 VIP전용 라운지를 설치한 데 이어 단체 관광객이 화장품·향수 등 일부 품목 구매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30일까지는 중국 전용 결제수단인 알리페이 사용 즉시 5% 할인 혜택도 적용하는 등 할인혜택을 더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을 연계한 브랜드 유치 등 시너지를 강화해 면세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공항면세점 신규 오픈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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