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주식회사 카카오 법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총괄대표를 구속기소하고, 주식회사 카카오 법인을 양벌규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대표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해 위반 행위를 하면 그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주의,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적용이 불가능하다.
배 대표 등은 하이브의 SM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시킬 목적으로 지난 2월 합계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주식을 총 409회에 걸쳐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해 매집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보유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자본시장법상 본인이나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발행주식의 5% 이상이 되면 5일 이내에 금융위나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배 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배 총괄대표의 영장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함께 영장을 청구한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 부문장 이모씨에 대해 재판부는 “혐의 내용은 중하지만 확보된 증거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가 상당히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하이브와 공개매수 경쟁을 하는 분쟁을 벌였다. 분쟁 중 하이브가 “비정상적 주식 매입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고, 금감원은 지난 2월 조사에 착수한 뒤 카카오와 SM엔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무실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 3월 28일까지 SM엔터 지분을 총 39.87%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