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한 오픈AI가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S와의 파트너십이 잘 작동하고 있다”며 “더 정교한 차세대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MS로부터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역할을 수행하는) 일반 인공지능(AGI)으로 나아가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고 이뤄내야 할 기술적 진보도 많다”고 강조했다. MS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그러길 바란다”고 답했다.
실적과 재무 상황과 관련해서는 “올해 매출 성장세가 좋았다”고 자평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AI를 학습시키는 데 사용되는 막대한 운용 비용 등으로 회사가 여전히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수익화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AI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기업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오픈AI는 올 1월 MS로부터 단일 투자액 중 최대 규모인 10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MS는 오픈AI의 기업가치를 290억달러로 책정했다.
이후 지난달 직원들이 보유한 구주 매각하는 과정에서는 86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년도 안 돼 몸값이 3배나 뛴 것이다. 비상장 기업 중 ‘틱톡’ 개발사인 중국 바이트댄스(2250억달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1500억달러)에 이어 전 세계 유니콘 스타트업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몸값 기록이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오픈AI 연구소가 있고,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가 있고, MS와의 파트너십이 있고, 챗GPT와 GPT스토어를 갖추고 있다고 말하지만, 진정한 우리의 제품은 이들 단일 제품들을 전 세계 사용자들과 연결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올트먼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초지능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이를 위한 컴퓨팅 파워를 구축하는 방법, 두 가지 영역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며 “우리의 비전은 AGI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AI 모델인 ‘GPT-5’를 개발 중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GPT-5는 오픈AI가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첫 개발자 회의(데브 데이)에서 공개한 ‘GPT-4 터보’의 차기작이다. 그는 “GPT-5가 이전 모델보다 더 정교해질 것으로 확신하지만, 어떠한 기능과 기술을 갖추게 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오픈AI가 채택한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 ‘H100’와 관련해서 올트먼은 “개당 가격이 4만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칩 공급 부족으로 올 한해 잔인한 위기의 시간이 있었다”고 토로하며 “내년에는 공급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MS·구글·AMD·인텔 등이 AI 칩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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