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국가의 내년도 성장 전망이 어둡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유럽연합의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4.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고물가와 고금리 부담이 겹쳐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4일 ‘2024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이같은 전망을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치(1.2%)에서 2.4%로 높여잡았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팬데믹 전보다 아직도 높은 물가 수준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소비자 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주목했다. 소비 활성화를 이끈 고용 시장도 큰 폭의 변화 없이 견조한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고금리 부담이 경제 전반에 작용하는 것은 우려요인으로 봤다. 다만 높은 정부부채와 이자부담, 미국 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럽연합(EU)의 성장률 전망치는 0.8%에서 0.5%로 내려잡았다. 내년에도 1.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물가와 고금리 부담이 지속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무역량 감소로 성장 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유럽 경제에서 비중이 큰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4% 역성장할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에서 1.9%로 상향했다. 다만 내년에는 이보다 둔화된 1.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직 고용증가와 가계 소득 증가 추세가 나타나면서 내수 중심의 성장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자동차 수출과 방일 관광객도 늘어나 외수 성장도 늘어나는 조짐이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엔저 환율 압력에 따라 일본 은행이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하면서 금융완화정책 출구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성장 제약의 우려가 적지 않다고 봤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2% 하향한 5.3%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이보다 낮은 4.5%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가 예상보다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이 경기 둔화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부동산 시장과 지방정부 부채 이슈 등에 대한 강한 해결 의지를 피력했으나, 이는 중장기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로 기존의 5.2%보다 높여 잡았다. 내년에도 6.2% 성장이 전망됐다. 안정적인 정치와 금융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국제사회 분절화의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노리고 있는 주요 국내외 기업들이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제조업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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