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지도부 및 중진, 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담긴 2호 혁신안과 관련, 권고 대상 의원들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하게 말씀드리는데,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리스트’ 존재 여부를 묻자 “우리(혁신위)가 선거 대책을 맡은 선거위원회도 아니고 그것(리스트 작성)은 우리한테 부적절한 행위”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이 2호 혁신안 관련 당내 반응이 없을 경우 ‘특단의 대책’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리스트 논란이 불거졌다. 인 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정말 안 되겠다 싶으면 이제 특단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인 위원장이 미리 작성한 불출마 리스트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인 위원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권고받은 대상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인 위원장은 이날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12월 초까지 국회 일정이 많아서 조금 기다려야 한다”면서 “여러분들이 너무 성급하다. 적극성은 너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인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이 빨리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지만 매를 안 맞는다”면서 “결국은 국민의 매를 맞지 말란 뜻”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그는 자신이 서대문구에 출마할 것이란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도 “저는 지역구로 많은 유혹을 받았는데 안 나간다”고 선을 그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오래 근무한 이력 탓에 국민의힘은 실제 인 위원장을 서대문구를 지역구로 총선 출마를 위한 인재 영입 대상자로 고려하기도 했다.
혁신위 조기 해체와 관련해서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런 의견을 가진 위원들이 초창기에 있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등에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인 위원장은 “저는 그것을 (결정)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제 문은 항상 열려있다. 대화의 문을 활짝 열었고, 누구든지 만나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허용진 제주도당위원장은 인 위원장에게 “내년 총선에서 제주에 청년 비례대표 1석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영남 스타 중진들이 서울·경기도 가면 제주 불모지는 누가 오느냐. 스타 장관이 제주도 와야 한다”며 “제주도지사 출신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주에 출마해줄 것”을 인 위원장에게 제안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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