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석유 기업 ‘엑손모빌’이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100만대 분량의 리튬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엑손모빌은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선도적 생산자가 될 것”이라며 “수십년 동안 축적된 엑손모빌의 전문성을 적용해 채굴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북미산 리튬을 대량 공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최근 북미 최대 리튬 매장 지역인 아칸소주 남부 약 12만에이커(485㎢) 부지 시추권을 획득한 바 있다. 또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과 리튬 공급 논의를 진행해 왔다.
엑손모빌은 미국을 대표하는 석유 업체이며, 셰일가스 시추업체인 ‘파이오니어’를 약 600억달러(약 80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 회사는 지표면을 뚫고 광물을 채굴하는 노하우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엑손모빌은 석유, 가스 유전 채굴 방법을 리튬 채굴에 응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지하 약 3km 지층에 있는 염수를 뽑아낸 뒤 리튬을 분리하는 ‘직접리튬추출(DLE)’ 방식이다.
이렇게 뽑아낸 리튬은 인근 시설에서 배터리 소재로 가공한 뒤 다른 제조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목표 생산량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0만톤(t)으로, 단숨에 세계 10대 리튬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규모다.
미 금융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앞으로 2030년까지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 6400억원)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기대 수익은 8억달러(약 1조634억원)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리튬 시장에서 엑손모빌은 점유율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석유 산업의 수익 감소를 완화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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