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년 전 단돈 24센트에 발행됐던 미국 우표 한 장이 최근 뉴욕 경매에서 약 26억원에 낙찰됐다.
13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희귀한 우표 중 하나인 ‘뒤집힌 제니(Inverted Jenny)’가 경매에서 약 200만달러(약 26억 5700만원)에 팔렸다. 이는 단일 미국 우표로는 가장 비싼 기록이다.
해당 우표는 미국에서 1918년에 발행된 액면가 24센트짜리 항공 배달 전용 우표다. 특히 이 우표가 세계 우표 수집가들의 표적이 된 이유는 바로 뒤집힌 비행기 그림 때문이다.
우표를 살펴보면 중앙의 비행기가 뒤집혀 인쇄돼 있다. 당시 이 우표는 제작 과정에서 실수로 잘못 인쇄됐으나, 되레 우표의 희소성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또 해당 우표는 시중에 단 100장만 유통돼 더욱 유명해졌다. 이 우표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당시 큰 사랑을 받은 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 등장하기도 했다.
‘뒤집힌 제니’ 우표 새 주인은 70대 우표 수집가
이번 경매에 나온 우표는 당시 유통된 100장 중 상태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BC에 따르면 해당 우표는 원래 소유주가 1918년 처음 구매한 뒤 2018년 현 소유주에게 팔리기 전까지 100년 동안 후손들이 은행 금고에 보관해 왔다.
경매를 주관한 시겔 옥션 갤러리 측은 “이 우표는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훌륭하다”며 “우표의 색상이 풍부하고 종이가 밝다”고 설명했다.
우표의 새 주인은 우표 수집가 찰스 핵(76)이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이 우표를 ‘우표계의 성배’라고 부르며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 우표를 빛으로부터 보호하는 100년 전통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이 우표는 미국 역사의 일부”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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