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옐런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국 경제는 근본적으로 강력하고, 미 국채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동 자산으로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10일 대규모 재정적자와 부채상환능력 위험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시장은 현재 3대 신평사 중 유일하게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는 무디스마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했다.
옐런 장관은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세수 확보를 위해 미 국세청(IRS)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면서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재정 경로(확립)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이 직접 나서 미 경제와 국채의 안전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 무디스의 조치 이후 빠르게 확산되는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보다. 최근 월가와 학계에서는 미 정부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 회계연도 기준 미 정부의 재정적자는 1년 전보다 23% 늘어난 1조7000억달러(약 2260조원), 국가부채는 33조6000억달러(약 4경4680조원)에 달한다. 특히 고금리로 미국의 국채 이자 부담이 치솟자,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미 국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와 국채가 강력하고 안전하다고 강조면서도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미 부채의 지속 가능성에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옐런 장관은 예산 공백으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막기 위해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 후속 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미 연방정부의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는 지난달 1일 시작했지만, 의회는 45일짜리 임시 예산안만 처리한 상태다. 오는 17일 전에 내년도 정식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현재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내년 2월이 시한인 임시 예산안을 제안했지만 백악관과 공화당 강경파 모두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옐런 장관은 “정부 셧다운 가능성은 미 경제가 순항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순간에 불어닥친 불필요한 경제적 역풍”이라며 신속한 예산안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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