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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해체 없다” 선 그었지만…與 내부서 분출하는 ‘혁신위 한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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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조기해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김기현 “혁신위원 급발진으로 ‘당 리더십’

흔들지 말아야” ‘경고성 메지시’ 내놓기도

일각선 “지도부, 혁신위 결단 내려야” 주장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던진 혁신안들이 당 차원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혁신위는 재차 지도부·중진·친윤(親尹) 의원들의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종용했지만 메아리 없는 소리에 그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전권을 줬다지만 ‘비상대책위원회’에 준할만한 권한을 받지 못한 혁신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도부나 혁신위 중 한 쪽이 결단을 내려야만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위가 ‘조기 해체’를 검토하며 배수진을 쳤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혁신위는 일단 부인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4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 조기 해체설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하게 말씀드린다.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 위원장은 “제가 ‘매(회초리)’라는 말을 써서 집에 가서 안사람한테 혼났는데 매라는 건 여론이고, 여론은 국민”이라며 “국민이 투표를 한다. 빨리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매를 안 맞는다는 뜻은 결국은 국민의 매를 맞지 말란 뜻”이라고 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를 향해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인 위원장에게 거론된 당사자들은 침묵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지 않겠다고 피력하며 혁신위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섰다.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고 일성한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갑)과 지지자 4000명이 모인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피력한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이 대표적이다. 김기현 대표(4선·울산 남구을)도 “모든 일엔 시기와 순서가 있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이처럼 혁신위의 요구가 당에 관철되지 않는 모습이 보이자 전날부터 정치권 일각에선 혁신위가 활동 조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혁신위가 중진과 친윤계의 결단을 압박하기 위해 조기 종료 카드로 배수진을 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 위원장은 지난 1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안에) 역행하는 사람도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그냥 우유를 마실래, 매 맞고 우유를 마실래’라는 입장”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일각에선 혁신위가 구체적인 불출마·험지 출마 대상 명단을 만들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혁신위는 조기 해체 관련 논의가 초반에 있던 상황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협의는 아니라고 조기 해체설을 부인했다. 다만 혁신위의 권고안이 당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진 셈이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혁신위 발족 초기에 혁신위가 별 역할을 못 한다면 굳이 임기를 채울 필요 없이 조기 종료하자는 대화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시점에서 조기 종료가 구체적으로 합의되거나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혁신위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를 겨냥해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 리더십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국민들이 우리 당에 원하는 것이 중진들의 퇴진과 청년들의 약진이라고 치더라도 모든 중진들의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혁신위가 던진 방향은 좋았지만 이렇게 논란이 큰 이슈들은 혁신위 활동 마지막에 던졌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각에선 혁신위의 활동이 이른바 ‘험지 출마’ 이슈에만 묻혀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당 지도부나 혁신위가 새로운 결정을 내려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다양한 좋은 정말 국민적으로 공감을 받고 또 논의가 될 많은 혁신 아젠다들이 중진, 윤핵관 험지 출마 등의 이슈에 모두 묻혀가는 그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혁신위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걱정이 나왔던 게 비대위가 아닌 체제로 가면서 어떻게 의견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했던 부분”이라며 “비대위는 자체로 결정권이 있지만 혁신위는 요청권 정도밖에 없으니 이제라도 지도부나 혁신안을 받든 혁신위가 중재안을 내놓든 결단을 내려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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