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법인은 13일(현지 시간) 내년 1월부터 2028년까지 미국 앨라배마 공장 등의 생산직 직원 4000명의 시간당 임금을 25%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당장 내년 1월에는 임금을 14% 올릴 계획이다.
이번 인상은 UAW의 파업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UAW는 지난달 6주간의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2028년 4월까지 25% 임금 인상을 이끌어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는 10∼11% 임금 인상을 타결 즉시 이행한 뒤 나머지 인상분에 대해서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UAW는 아직 노조가 없는 회사를 겨냥해 세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최근 “2028년 협상에 복귀할 때는 그저 ‘빅3’가 아니라 ‘빅5’ 또는 ‘빅6’와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노조가 없는 일본 도요타와 혼다는 내년 1월 미국 공장 근로자들의 임금을 각각 9%, 11%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시 노조가 없는 현대차 미국법인도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노조에 가입하라는 압박이 있고, 임금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근로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으니 UAW 협상 결과에 준해서 현대차도 임금을 올린 것”이라며 “임금을 올린 회사들은 제품 원가가 상승해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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