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이 수직형인인 박스형 SUV와 픽업트럭이 보행자를 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픽업트럭과 SUV, 특히 앞부분이 평평한 차량은 보기에 더 위협적일 뿐만 아니라 보행자에게 실제로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IHS가 차량이 보행자를 들이받은 1만8,000건의 사건 기록을 조사한 결과, 높이가 40인치(101.6cm) 이상인 그릴을 갖춘 차량이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다른 차량보다 45%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릴이 높은 프런트 엔드는 대형 픽업트럭과 SUV에서 많이 적용되지만 소형 SUV인 지프 레니게이드 같은 차량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IIHS는 밝혔다.
또, 후드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그릴이 수직이고 후드가 전면 유리에서 거의 직선으로 나오는 박스형 프런트 엔드는 보행자의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수직형 그릴은 최근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등 다수의 국산 대형 SUV에도 적용되고 있다.
IIHS는 특히, 박스 모양의 전면 디자인 차량은 중간 높이에 불과하더라도 보행자 사망 가능성이 약 26%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IIHS에 따르면 보행자 사망자는 2009년 이후 80% 이상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미국에서만 7,400명이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IIHS는 과속, 열악한 도로 설계 등이 문제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대형 트럭과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망사고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높은 박스형 프런트 엔드 디자인의 대형 픽업트럭과 SUV의 공격적인 디자인은 아무런 기능도 제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프런트 엔드 높이가 35인치(88.9cm)를 넘는 차량, 특히 프런트 엔드가 완만하게 아래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차량은 심각한 머리, 몸통, 엉덩이 부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큰 것으로 나타났고, 키가 작은 보행자는 특히 위험하다고 IIHS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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