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 채택 대가로 검색 광고 매출의 36%를 애플에 지급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케빈 머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열린 구글에 대한 반독점 사건 재판에서 구글 측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언급했다.
검색 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 유지를 위해 구글이 지불하고 있는 비용은 매년 100억 달러(약 13조원)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이를 두고 애플의 연간 총 영업이익의 15%를 구글이 건네는 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머피 교수가 이 발언을 하자 구글 측 변호인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당초 구글과 애플은 양사의 검색엔진 제휴 관련 정보를 비공개해왔기 때문인데, 이 정보 공개가 회사의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구글과 애플은 2002년부터 제휴를 맺고 구글을 애플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애플 사파리에서 타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사용하려면 사용자가 별도로 브라우저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스마트폰인 만큼 이 계약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택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 세계 모바일 검색 엔진 점유율은 구글 94.9%, 얀덱스 1.6%, 바이두 1.2%, 야후 0.6%, 마이크로소프트(MS) 빙 0.5%, 덕덕고 0.5% 등이다.
이를 두고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구글과 애플의 계약이 다른 검색 엔진들이 경쟁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닦듯이 구글에서 검색한다. 이 정도 습관이 형성되면,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본값을 바꿔버리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시장에서는 반독점 소송의 불똥이 두 회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소송으로 인해 구글이 애플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애플의 매출에 큰 타격이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애플이 구글이 아닌 과거 포기했던 자체 검색엔진을 다시 개발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MS) 빙 등 경쟁 검색엔진에 우선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항소 절차 등까지 고려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수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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