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씨가 28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논현경찰서에 있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씨의 다리털 정밀감정을 의뢰한 경찰이 ‘감정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물증 확보에 실패했다. 경찰이 이씨와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에 대한 혐의 입증이 연이어 좌초되면서 수사가 미궁에 빠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이씨의 다리털을 정밀 검사한 결과 감정불가 판정 결과를 내놨다.
국과수는 “체모 중량 미달로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과수의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초 이씨가 국과수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다리털이 혐의 입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발을 채취하는 국과수 정밀 검사의 경우 최소 8~10개월 마약 투약 여부만을 확인할 수 있어, 다른 체모의 정밀감정 결과가 핵심 물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수사가 난항에 빠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리털을 다시 채취해 감정을 의뢰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리털 감정이 사실상 마지막 남은 물증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와 별개로 경찰은 이씨의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이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마약 사건 수사에서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유흥업소 실장 A(29) 씨 등 사건의 핵심 관계자 진술을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돼 뚜렷한 물증이 없어 혐의 입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마약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라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뿐만 아니라 관련자 진술과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한다”며 “(수사가)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인 A씨는 올해 3∼8월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3차례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로 먼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경찰은 입건된 대상 외에 추가로 입건을 고려하거나 수사하는 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나 내사 중인 인물은 이씨와 권씨를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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