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오타니 쇼헤이(29)가 단기 계약 이후 다시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올 수 있다”
미국 ’CBS 스포츠’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가 단기 계약을 체결한다면 더 많은 팀의 오퍼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LA 에인절스에서 활약한 뒤 FA 자격을 얻었다. 에인절스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 오타니와 계약 연장을 위해 노력했으나, 오타니가 거절하며 무산됐다. FA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는 퀄리파잉 오퍼(QO)를 통해 오타니를 묶어두려고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15일 오타니가 퀄리파잉 오퍼(QO)를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사실상 에인절스에 오타니가 머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물론 가능성은 있다. 바로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FA로 영입하는 것이다.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에게 에인절스가 매력적인 계약을 제안한다면 오타니가 다시 FA로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머물고 싶지 않은 이유가 바로 팀의 성적이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2017년 12월 오타니를 품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준 오타니는 2018시즌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114경기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 59득점 출루율 0.361 OPS 0.925를 올리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3경기 등판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58경기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이도류’로서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때려내고, 최다 타점(100타점)을 올린 시즌이었다. 이 시즌 오타니는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MVP를 받았다.
오타니는 만족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유지했다. 2022시즌에는 15승 평균자책점 2.33을 올리며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단독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에는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44홈런으로 AL 홈런 단독 1위에 올라 메이저리그 첫 홈런왕까지 차지했다. 2023시즌 AL MVP 두 번째 수상도 유력하다.
그러나 불만족스러운 것은 팀 성적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단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팀은 번번이 AL 서부지구 4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딱 한 시즌만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승부욕이 강한 오타니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 ”지는 것이 짜증난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오타니는 에인절스와 연장계약 없이 시즌을 마쳤고, 오프시즌 돌입 후 FA 시장에 진입했다. 퀄리파잉 오퍼 기간에는 에인절스의 제안을 받았다.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2032만 5000달러(약 266억 원)다. 올해 퀄리파잉 오퍼는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오타니는 역대급 퀄리파잉 오퍼까지 거절했다.
FA 최대어 오타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팀의 성적인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 스스로도 이기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고, 14일 미국 ’MLB.com’은 ”오타니는 서부 해안에 머무는 것이 승리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FA에서 오타니가 관심을 갖는 것은 팀의 질(Quality)이다”라고 전했다.
즉, 오타니가 가고 싶어하는 팀은 우승 가능성이 높고,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 영입에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팀은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올 시즌에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오타니의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자금을 갖고 있다.
최근 11시즌 중에서 10번의 지구 우승을 달성한 팀이기도 하다. 2020시즌에는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미국 ’뉴욕 포스트’는 지난달 27일 다저스가 오타니를 영입할 확률을 1/6로 가장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에서도 LA 다저스가 오타니를 영입하는 데 어느 팀보다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도 가능성이 제기됐던 팀 중 가장 많이 언급된 팀이다. 다저스의 지구 라이벌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 초반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을 역임한 밥 멜빈 감독을 선임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오타니가 샌프란시스코로 향할 확률은 상당히 적어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79승 83패로 NL 서부지구 4위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감독을 시즌 도중에 경질하기도 했다. 최근 7년 동안 6번을 5할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팀 성적을 거뒀다. 2022년 81승 81패로 딱 5할 승률을 맞췄으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21년 단 한 번만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오타니의 단기 계약 가능성이다. MLB.com은 ”오타니가 높은 AAV(연평균 연봉)를 포함한 단기 계약에 열려 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CBS 스포츠 역시 ”오타니는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2024시즌 투구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단기 계약을 통해 2024-2025 오프시즌에 FA 자격을 얻는다면 선수로서 가치가 더 잘 반영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오타니의 몸값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5억 달러(약 6530억 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4억 달러(약 5224억 원)에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따라서 오타니가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 단기 계약을 맺은 뒤 투구가 가능한 시즌을 앞두고 FA를 재취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BS 스포츠는 ”오타니가 단기 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열려있다면 5억 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더 많은 팀들이 오타니 영입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단기 계약 체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차기 행선지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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