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7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는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대학병원을 통해 위탁 운영된다.
성남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성남시의료원의 내년 손실은 544억원에 이르고, 향후 5년간 최소 1500억원의 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을 결정하고 이달 중 보건복지부에 의료원 위탁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성남시는 정부 승인이 나면 내년 초 시의회 위탁 동의 및 수탁기관 공개모집을 거쳐 상반기 중 대학병원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성남시의 이번 결정은 엄청난 재정적 부담 때문이다. 성남시는 2016년 성남시의료원 설립 후 지난 8년간 연평균 275억원의 출연금을 의료원에 지원했다. 하지만 2020년 465억원, 2021년 477억원, 2022년 547억원 등 해마다 의료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634억원의 의료손실과 3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성남시는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성남시의료원의 영업 상황을 보면 개원 후 연도별 1일 평균 수술 건수는 최소 2.2건에서 최대 5.7건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급성 충수염이나 골절 같은 일반 및 경증질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병상 활용률은 20%대에 머물고 있다는 게 성남시의 설명이다.
성남시는 따라서 성남시의료원의 대수술이 불가피하고,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통해 필수 및 중증 진료는 물론 회복기 진료 제공 역량을 갖춘 수도권의 선도적 공공의료 서비스 기관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위탁운영과 함께 시장 직속 비급여수가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진료비 상승을 조정하고, 수익금을 시민에 돌려주는 등 공공의료 사업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현재 성남시의료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운영 방식으로 시민 외면과 과도한 의료손실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위탁운영 방식이 의료원의 현재 위치에서 회복의 수준을 넘어 변혁의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병원 위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착한 적자’는 모두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면서 “내년 공공의료 사업비는 올해보다 102% 증액한 7억3000만원으로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앞서 지난해 7월 신상진 시장 취임 후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을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 5개월여 동안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방안 등 타당성 조사 용역’과 시민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했다.
성남시가 올해 두 차례 진행한 대학병원 위탁운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월에는 61.9%가, 7월에는 76.6%가 각각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에 찬성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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