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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고의로 보증금을 부풀려 체결한 전세계약서를 근거로 보증보험사로부터 과다한 보험금을 수취한 임차인과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였던 사촌형제 일당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15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임차인 A(38) 씨를 비롯한 총 51명을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검거,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B(26) 씨와 중개보조원 C(32) 씨와 D(41) 씨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B씨와 C씨는 사촌형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서울 소재 호텔에서 사망한 빌라왕 김모 씨 사건과 관련해 공범 수사를 진행하던 중, 일부 임차인들이 부동산업자들에게 리베이트를 요구해 실제 그 지급까지 이루어졌던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확대해왔다.
경찰은 지난 2021년 7~8월 당시 보증금을 부풀려 체결한 전세계약서를 근거로 보증보험사로부터 과다한 보험금을 수취한 A씨 등 3명과 공범 45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
A씨 등 일당은 일부 부동산 업자들이 전세입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이자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자신이 지급하는 전세보증금액 일부를 돌려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경우 전세계약서는 실질적으로 자신이 부담했던 전세보증금액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작성되지만, 보증보험 가입만 가능하다면 추후 해당 금액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A씨 등 일당은 이 같은 점을 악용해 다수의 부동산 업자를 접촉했다. 이후 자신들이 돌려받을 리베이트를 흥정하고 이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업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전세대출 등을 활용해 약정한대로 계약서상의 전세보증금액을 임대인에게 입금했다. 이후 같은 날 바로 차명계좌 등을 통해 약 2000만원씩 리베이트를 받았다. 전세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지난 9월께부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부풀려진 전세계약서를 근거로 보증이행을 청구해 총 8억28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사촌형제 B(26) 씨와 중개보조원 C(32) 씨가 범행 이후 피해자들의 연락을 피하기 위해 경기도 한 건축회사에서 현장근로자로 일하던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
경찰은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전세사기를 벌인 B씨와 C씨, D씨를 구속 송치하기도 했다. 이들의 경우 지난 2019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총 32채의 주택을 매입한 명의자 B씨를 이용해 정상적인 주택을 중개하는 것처럼 세입자 32명을 속였다. 이들로 인한 피해금액은 81억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개보조원인 C씨와 D씨는 실제 매매가액보다 높게 설정된 보증금액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할 세입자를 모색했다. 이들은 세입자들과 계약을 체결하면 B씨에게 주택 소유권을 이전시키고, 이때 입금된 전세보증금과 실제 매매가액의 차액 만큼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서로 나누어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불과 6개월의 기간 동안 1주일에 1채 이상을 매수하고 한 채당 약 1500~2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받았다. 이를 통해 B씨와 C씨는 약 3억5000만원을, D씨는 약 2억5000만원의 범죄 수익을 가져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편취한 수익금 대부분을 고급 수입차 리스, 주식투자,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와 C씨는 범행 이후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주소를 이전하는 등 피해자들을 피해 잠적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경기도의 한 건축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현장 근로자로 재직하던 B씨와 C씨를 체포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 수사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에서 의뢰되는 신규 사건의 피의자를 구속하는 등 엄정히 대응해 왔으며, 이미 검찰로 송치했던 사건에서도 지속적으로 공범 및 관련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인지, 수사해나가고 있다”며 “보증보험사를 상대로 한 사건의 경우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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