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검사 결과 ‘감정 불가’ 판정이 나와 경찰이 성급하게 유명인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달 이씨의 1차 조사 당시 모발과 함께 다리털을 확보해 국과수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최근 국과수 판정 결과 이씨의 다리털에 대해서는 ‘감정불가’ 결론이 나와 경찰은 물증 확보에 실패했다.
이번 판정 결과를 뒷받침하는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경찰이 채취한 체모량이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다리털을 다시 채취해 감정을 의뢰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4일 진행된 2차 조사에서는 이씨로부터 추가 체모를 확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마약류 정밀검사 의뢰 전 이씨는 소변을 활용한 간이시약 검사와 모발 정밀감정 등을 받았고, 이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 따라서 다리털 감정은 남은 물증 확보의 기회와도 같았는데 ‘감정 불가’가 나오면서 경찰 측 부담이 커지게 됐다.
지난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수 겸 배우 박유천(38)은 간이시약 검사에서 나오지 않은 마약류 성분이 다리털 정밀감정에서 검출된 바 있다.
이씨의 다리털 2차 감정 진행 시 판정 결과가 그대로 나올 경우 경찰의 관련 수사 동력은 상당히 꺾일 수밖에 없다.
현재 손톱, 모발을 대상으로 마약류 정밀감정이 진행 중인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도 마약 투약을 강력 부인하고 있고, 혐의 연루자이자 전과가 있는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에 따라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는 한 관계자의 발언도 나와 경찰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다.
경찰이 이씨와 전씨의 자택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이 법원에서 기각된 사실도 알려지면서 애초에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찰 측은 지난 14일 “마약 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뿐 아니라 관련자 진술,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확한 물증 없이 진술만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은 맞다”면서 “(관련) 진술이 있는데 확인 안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마약 수사에서 연루자의 진술만으로 혐의가 입증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거진 일련의 마약 사건에 대해 혐의 관련 진술을 한 사람이 한 명일지 다수일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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