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이른바 ‘조추송(조국·추미애·송영길)’의 출마가 당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 비례정당으로 출마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히며 조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1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제 개인의 당이 아니라 어찌 됐건 새로운 47석의 비례대표의 개혁적이고 정말 검찰 독재와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그러한 정당,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위성정당을 다시 만들 순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자매정당 전략을 언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같은 날 오후 YTN 라디오에서 “사실상 위성까지는 아니어도 자매정당이 되는 것인데, 그것이 민주당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있는 것 같다”며 “조국, 추미애, 송영길 이런 분들이 논란이 큰 분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들의 출마가 정권심판론 구도를 강화해 외연 확장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는 시선(고민정 의원, 지난 8일 CBS 라디오)도 있지만, 오히려 중도·수도권 표심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5일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과 윤석열 정권이 맞붙는 판을 만드는 것이 저희에게 유리하다”며 “(송 전 대표의 비례 정당 창당이) 중간층 입장에서 봤을 때 총선 전체에 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이재명과 윤석열, 지난 대선의 시즌2가 된다든지 아니면 문재인과 윤석열 이런 구도가 되는 것은 굉장히 안 좋다. 국민과 윤석열 정권 구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구도인데, 조 전 장관의 신당은 그런 구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와 조 전 장관이 함께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안 의원은 “송 전 대표나 조국 교수 모두 정치는 하고 싶을 것”이라며 “다만 송 전 대표, 조 전 장관, 추미애 전 장관의 성향과 상황도 다르고, 그동안 정치를 함께 해온 경험을 공유하지도 않기 때문에 세 분이 함께 신당을 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은 정당을 창당할 자유가 있다”면서도 “본인이 이야기하는 검사 독재 종식, 현 정권 견제와 야권 승리를 위해 여러 가지를 잘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나 조국 전 장관이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민주당이 승리할 거라고 믿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좀 신중하게 하시길 부탁드린다”며 “과연 신당 창당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승리에 도움이 될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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