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재판업무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판사들을 주축으로 법원 내 인공지능 커뮤니티가 출범했다.
인공지능 커뮤니티는 지난달 말경 33명의 회원이 참여해 온라인으로 창립총회를 열고 코트넷 커뮤니티 개설을 마쳤다. 회장으로는 이숙연(55·사법연수원 26기) 특허법원 고법판사가 선출됐으며 권창환(48·36기) 부산회생법원 부장판사가 간사를 맡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회원 중 3분의 1은 변호사시험 출신인 젊은 판사로 구성됐다.
인공지능 발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원을 향해 의견을 묻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업무 지원 인공지능에 관한 판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인공지능 커뮤니티가 출범하게 됐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는 “법관 고령화 추세와 함께 사건 기록이 점점 방대해질 뿐만 아니라, 재판 지연 문제가 계속 지적되고 있지만 재판 지원 인력이 외국과 비교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인공지능을 통해 업무의 기본적인 작업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관이 고도화된 작업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관련 법적 이슈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회의 목적은 재판업무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방안 및 인공지능 관련 법률 문제 연구, 자료 소개,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사법부에 도입해 재판업무의 충실화, 효율화, 신속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이 초래할 법률 문제에도 대비하자는 내용이다.
실제 인공지능 커뮤니티에 소속된 판사들은 직접 인공지능을 활용한 재판업무 지원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짜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간사를 맡은 권창환 부장판사의 주도로 팀을 나눠 법원 내·외부 및 해외 사법부의 인공지능 기술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는 올해 연말까지 완성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연구회 내 특허법원 소모임은 카이스트와 협업해 소규모 생성형 언어모델을 이용한 준비서면 요약 기능 구현 등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법원행정처 차세대전자소송추진단과도 협업해 차세대전자소송 시스템 검증에 참여하고 자료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수현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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