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식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한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1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중 김 센터장을 포함해 6명이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로부터 송치될 예정”이라며 “송치 이후 수사된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센터장에 대해 소환조사를 포함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달 23일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송치 예정인 6명 중에는 시세조종 당시 법률 자문을 맡았던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가 시세조종 과정에서 법무법인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이나 은폐 방법을 자문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변호사가 범행에 적극 개입했다고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검찰 관계자는 “경찰, 검찰, 법원의 판단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송치 후 면밀하게 검토하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은 면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 부문장에 대한 수사도 계속된다. 앞서 특사경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배 총괄대표만 구속하고 강 실장과 이 부문장에 대해서는 “혐의 내용은 중하지만 확보된 증거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가 상당히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배 총괄대표만 구속 송치, 나머지 두 사람은 불구속 송치됐다. 검찰 관계자는 강 실장과 이 부문장에 대해 “송치 예정인 건과 함께 수사할 필요성이 있어서 분리 기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총괄대표를 구속기소하고, 주식회사 카카오 법인을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해 불구속기소했다. 배 대표 등은 하이브의 SM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시킬 목적으로 지난 2월 합계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주식을 총 409회에 걸쳐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해 매집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보유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한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주식방송 유튜버 김정환씨에 대해 검찰은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명 ‘슈퍼개미’로 이름을 알린 김씨는 유튜브 주식방송에서 5개 종목을 추천하면서 선행매매해 약 5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송에서 각 주식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매도할 수 있다거나 매도했다는 점을 알렸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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