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가 상장을 앞둔 전기차 자회사의 목표 기업가치를 최대 100억유로(약 14조원)로 추정했다.
15일(현지시간) 루카 드 메오 르노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자회사 암페어의 상장 후 기업가치 80억~100억유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는 지난 2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 전기차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신설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다. IPO 시점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한 소식통은 “전기차 시장 성장 정체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인한 가격 인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회사 측이 (희망공모가와 공모 규모 등) 다소 높은 목표치를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기업가치 평가액이 60~70억유로를 밑돌 경우 르노가 IPO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암페어의 IPO 흥행 가능성을 더 낮게 보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전기차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한 현 시장 상황을 반영하면 몸값이 30~40억유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르노는 유럽 시장에서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산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중저가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생산비용을 40%가량 절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르노는 2010년 초 일찍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 등 순수 전기차 업체에 밀려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올해 르노의 전기차 판매량은 3분기 말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안방 시장에서조차 테슬라에 크게 밀리고 있다. 르노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메간’은 올해 1~9월 프랑스 시장에서 1만4220대가 판매돼, 같은 기간 테슬라의 ‘모델Y’ 판매량(2만9291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르노의 전기차 모델 ‘조에’와 ‘트윙고’는 판매 감소로 전 세계 시장에서 단종됐거나 단종을 앞두고 있으며, ‘시닉’과 ‘R5’의 출시 일정은 내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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