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상 양자 대결에서 2% 내외의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 2명 중 1명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기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해 투표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쳐 실제 표심이 어떻게 나올지 알기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의 ‘리턴 매치’가 식상하다며 제3지대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늘어나면서 1년도 채 남지 않은 미 대선은 앞으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양자 대결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누구에게 찍겠냐고 질문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자는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였다. 격차는 2%포인트였다.
이는 CNN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7일~지난 2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격차가 4%포인트(바이든 대통령 45%, 트럼프 전 대통령 49%)였던 것에 비하면 줄어든 수준이다. 지지율 격차는 감소했어도 오차범위인 3.8%포인트 이내인 데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건 여전해 바이든 대통령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특성을 보면 50%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반대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지지해서 그에게 투표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8%로 더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좋아서 투표한다기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1년 이상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물가 여파로 경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데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점이 유권자에게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우려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42%가 ‘그와 그의 정책,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답해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한다는 응답률(40%)을 넘겼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 중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 가능성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무소속이나 제3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후보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한 달 전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다. 변호사이자 환경운동가인 그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다.
이날 여론조사에서 그를 포함한 가상 3자 대결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누구를 찍겠냐는 질문에 응답자 3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30%는 바이든 대통령을, 20%는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를 선택해 전·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을 골고루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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