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내년까지 30개로 확장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시장이 여전히 높은 시장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기존 온라인 소비자들의 고객 경험도 강화해 브랜드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내년 30개로 확대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지난 16일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홍대’의 오픈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무신사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내년까지 30호점까지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 목표를 갖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업 비중을 절반씩 비슷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한 무신사는 2021년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처음 공개하며 오프라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난해 강남에 이어 올해도 대구와 성수에 잇따라 매장을 선보였고, 연말 부산 서면에 다섯 번째 매장의 문을 추가로 연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한 해에만 25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에 따르면 내년 신설될 매장 대부분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 들어설 예정인데, 오프라인 스토어가 매출 확대의 거점인 동시에 마케팅 자산인 점을 감안해 서울에 집중돼있는 마케팅 활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역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일반 상업빌딩 내 매장 임차를 통한 기존 로드숍 방식의 운영보다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입점 등 기존 유통채널과 협업하는 형태의 운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무신사 편집숍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무신사 편집숍의 경우 아직 명확히 판단하긴 어렵다”며 “내년 문을 열 성수동 매장까지 포함해 3개 매장의 운영 성과를 살펴본 뒤 다음 단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무신사 편집숍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달 대구에 첫 매장을 열었고, 오는 17일 홍대입구역 인근에 두 번째 매장이 개점한다. 이어 내년 3∼4월께 성수동에 세 번째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프라인 시장성 여전…신규·외국인 고객 확보 가능
무신사가 오프라인으로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시장성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패션 카테고리 소매 판매액은 약 133조원으로 온라인 쇼핑 판매액 52조원에 비해 두 배 이상 크다. 이러한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무신사는 현재 국내 패션시장에 다양한 스펙트럼의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오프라인 편집숍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수년간 온라인 패션 소매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더 크다”며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소비하려는 고객에게 해당 영역에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강남 매장에선 꽤 많은 고객이 무신사 회원이 아니었다”며 “그동안 무신사를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고객 또는 외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오프라인의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통해 기존 온라인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회사 입장에선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디테일한 구매 내역 분석을 통해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입점 브랜드에게는 오프라인 판매 채널이자 쇼룸을 제공해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온·오프라인 동일한 가격으로 차별화
무신사는 무신사 편집숍의 가장 차별점으로 온라인과 동일한 고객 경험 제공을 꼽고 있다. 일반적인 패션 매장들이 인건비·물류·지대 등의 다양한 요소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상이한 가격 정책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무신사는 온·오프라인에서 회원이라면 누구든 동일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 대표는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 옷을 보면서 가격은 물론 어떻게 입으면 가장 좋을지 고민하고 검색한다”며 “이러한 경험을 개선해주는 것도 유의미한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가격 정책과 더불어 코디 등 콘텐츠 강화를 통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신사는 온·오프라인 패션 스토어로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규 브랜드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잠재력이 높은 신진·중소디자이너 브랜드가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 투자 및 인큐베이팅을 지속할 계획이다. 스케일업이 필요한 성장 단계의 브랜드에는 인력 및 인프라 지원을 통해 매출 확대 기회를 제공하고, 무신사가 보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컨설팅을 제공해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앞으로 무신사는 더욱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 발굴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고감도 라이징 브랜드를 발굴해 직접 전개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국내외 패션 브랜드 유통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해 ‘노아’ 등과 같이 해외 브랜드의 국내 단독 전개도 확대할 예정이다.
동시에 패션, 아트, 테크, 셀럽, 크리에이터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협업 상품 및 브랜드 발굴에도 앞장선다. 또한 역량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협업해 감도 높은 새로운 브랜드 론칭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무신사 홍대, 대구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입점 브랜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무신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트렌디한 고감도 브랜드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선보여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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