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사피온이 전작보다 연산 속도를 4배 끌어올리고 거대언어모델(LLM)을 지원하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했다.
사피온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테크 서밋에서 X330을 공개했다.
AI 반도체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반도체다. AI의 두뇌라 할 수 있다. 대다수 기업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전력 사용이 많아 해결책으로 AI 반도체가 떠오르고 있다. X330은 추론용 신경망처리장치(NPU)로, 전작 X220보다 연산 성능은 4배, 전력 효율은 2배 이상 높였다. 올해 출시된 경쟁사 제품보다 연산 성능은 약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단순 계산하면 X220 4개로 처리했던 연산을 X330 1개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높은 전력 대비 성능으로 데이터센터의 고질적 문제인 전력 비용과 탄소를 절감한다”고 말했다.
LLM을 지원을 추가했는데, 대화형 AI 챗GPT의 원천 기술인 트랜스포머 기반 LLM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또 전작보다 응용 범위가 대폭 확대돼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피온은 비용 효율성을 높인 X330을 통해 AI 서비스 모델 개발 기업과 데이터센터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X330 시제품 테스트와 신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사피온은 특히 추론형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 AI 데이터 서버 시장은 연평균 31% 성장하고 있다. 여기서 추론 시장은 트레이닝 시장보다 5%포인트 높은 연평균 32%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기존 GPU, CPU를 사용하는 시장에서 흐름을 바꿀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출시한 X330과 함께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용, CCTV 등 고성능 엣지 디바이스용 AI NPU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에 자율주행 특화 모델 X340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T와 AI 반도체를 활용해 AI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보이스피싱 방어, 스팸·스미싱 방지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피온은 SKT에서 스핀오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X330은 지난해 SKT에서 분사 뒤 첫 출시한 제품이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SK그룹이 보유한 수많은 AI 솔루션을 사피온 칩 위에서 어떻게 동작하게 하고 최적화할 건지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협력 업체의 솔루션이 사피온 칩 위에서 작동하면서 더 적은 운영비,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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