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농부 스포츠 농담(農談)]
농촌 속 스포츠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6) 트랙터부터 F1까지, 자동차 엔진의 ‘기통’은 무엇일까?
엔진은 흔히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불립니다. 엔진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각각 트랙터와 F1 차량의 상징이기도 하죠. 하지만 트랙터, 2륜차, 4륜차, F1 차량 등에 들어가는 엔진은 모두 다릅니다. 모양, 크기 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기통’에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은 피스톤이 왕복 운동을 하며 만들어 내는 힘을 이용해 움직입니다. 이 힘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움직이죠. 이때 피스톤을 기통이라고 부릅니다. 3기통이면 3개의 실린더, 6기통이면 6개의 실린더가 있는 거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는 대부분 4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면 기통이 많을수록 좋은 걸까요? 트랙터는 주로 3,4기통 엔진을 사용합니다. 단기통을 사용하는 여전히 농기계도 있습니다. 여기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6기통 엔진을 달면 안 되는 걸까요? 오늘 더농부는 농기계를 움직이는 자동차 엔진과 엔진의 가장 중요 요소인 기통(실린더)에 대해 알아봅니다.
엔진 기통이 많을수록 강한 출력
경운기 등 농기계에는 적은 기통 엔진 사용
1기통은 통상적으로 최대 500cc의 효율을 가집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4기통은 대략 2000cc 정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0cc임에도 4기통인 자동차가 있고 6기통인 자동차가 있습니다. 이들의 차이는 어떤 걸까요. 쉽게 말해 같은 일을 4명이서 하냐 6명이서 하냐의 차이입니다.
엔진은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엔진 부속품 중에서도 기통은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000cc를 기준으로 할 때 4기통 차량에서 1개의 실린더는 500cc의 일을 해야 하지만, 6기통 차량에선 약 333cc 정도의 일만 하면 됩니다. 즉 기통의 수가 적을 수록 연료 효율이 높은 겁니다. 예를 들어 3기통 자동차는 강력한 파워는 없지만 자동차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거죠.
하지만 더 많은 힘과 부드러움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에서 중요한 요소인 ‘연비’(자동차의 단위 연료당 주행 거리의 비율)입니다. 기통의 수가 많다는 건 엔진 회전 때마다 더 많은 연료가 소비된다는 걸 뜻합니다.
경남 남해군 밭에서 한 농부가 추수가 끝난 논에 비료를 뿌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 때문에 경운기, 보행식 분무기 등에는 저기통 엔진이 쓰이는 게 대표적입니다. 작업에 필요한 정도의 마력만 있으면 되니까요. 작업시간이 길다 보니 연비도 중요합니다.
농기계는 단기통이나 2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단기통이라고 해서 출력까지 낮은 건 아닙니다. 단기통 마력 엔진도 작게는 2마력부터 최대 50마력까지 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린더가 많을수록 출력은 높아지고 엔진 작동도 부드러워집니다. 하나의 기통이 일을 적게 하니 더 많은 출력을 내는 겁니다. 예를 들어 12기통 자동차 중 가장 대표 기종인 람보르기니는 높은 파워와 부드러운 출력을 내는 자동차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통상적인 자동차 시장에선 4기통과 6기통 엔진이 가장 많이 쓰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등 고급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4기통 혹은 6기통 엔진을 F1 차량에서 먼저 테스트해 본 뒤 일반 자동차에 장착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차량 무게와 승차감을 고려해 4기통을 유지하면서 엔진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에 치중하는 추세입니다.
F1 차량들이 그랑프리 출발 신호에 맞춰 일제히 달려나가는 모습. ⓒF1
현존하는 가장 빠른 차인 F1 차량의 엔진은 어떨까요? F1 차량은 6기통 엔진에 평균 850마력에서 최대 1000마력까지 나오며 시속 300km/h 이상을 낼 수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회사 5개사(현대, 기아, 대우, 삼성, 쌍용)의 평균 출력 마력이 169마력 정도이니 1000마력이 얼마나 큰 수치인 지 알 수 있습니다.
2026년부터 시행될 F1 엔진 규정에도 V6(6기통), 최대 1000 마력 규정은 유지됩니다. 연료는 규정 상 단 1.6리터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의 효율성을 뽑아내야 하는 점도 특징입니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엔진의 효율을 극한으로 끌어 쓰며 큰 출력과 빠른 속도를 중시하는 겁니다.
농기계는 주로 단기통?
4기통 엔진도 쓰인다
F1 차량과 달리 농기계는 엔진이 자주 고장 나면 안 되고 작업 효율이 높아야 합니다. 큰 출력이 필요 없는 농기계에 단기통, 2기통 엔진이 주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다만 하나의 실린더로 운영되는 엔진의 경우 RPM이 높아지면 진동이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엔진 회전은 많아지는데 실린더는 하나여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농기계 전문 회사 대동이 내놓은 자율주행 트랙터. ⓒ국제 농기계 자율주행 엑스포
최근엔 3기통 엔진과 4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농기계도 나오고 있습니다. 농기계 전문 회사인 대동의 트랙터와 여기에 들어가는 4기통 엔진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동이 최근 만드는 농기계는 대부분 3기통이나 4기통 엔진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트랙터 ‘HX 시리즈’는 4기통 엔진을 사용합니다. 최고 속력 40km/h에, 132~142의 마력을 가지고 있죠. HX1400은 국내 최대인 142마력까지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동이 개발한 4J 시리즈 엔진. ⓒ대동
이 트랙터에는 자체 엔진인 4J 시리즈 엔진을 사용하는데요. 4기통 터보 엔진으로 강력한 출력을 낼 뿐만 아니라 최대 5.6톤에 달하는 중량을 이용해 훌륭한 작업 성능을 보입니다.
트랙터의 큰 소음과 진동 문제를 개선하기도 했는데요. 대동은 저매연·저소음·저연비의 RX 시리즈에도 4기통인 ‘티어(TIER) 4’ 엔진을 사용합니다. 기통을 늘림으로써 소음 진동은 낮추고 59마력부터 최대 74마력까지 내 작업에 무리가 없도록 했습니다.
대동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직진 자동 이앙기. 이 이앙기에는 3기통 엔진이 사용됐다. ⓒ대동
대동은 이앙기에도 3기통 엔진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RPM은 대략 3000에서 3800 정도로 힘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2019년 대동에서 만든 ‘직진 자동 이앙기’에는 22마력의 3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습니다. 땅이 질퍽한 걸 고려해 습지 탈출 능력을 키운 것입니다.
콤바인, 트랙터는 4기통 디젤엔진…
6기통 이상은 농기계엔 부적합
우리나라에는 현재 20마력 급 이하 농기계 엔진을 만드는 회사를 찾기 힘듭니다. 농기계로 유명한 일본에도 20마력 급 이하 엔진을 만드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중국이 소소하게 만드는 정도인데요.
농민들이 콤바인을 이용해 벼를 수확하는 모습. 콤바인은 주로 4기통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뉴시스
농기계 엔진 수입 사업을 하는 이성훈 대표(53・가명)는 “콤바인 같은 경우는 큰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4기통에 디젤엔진을 사용한다”며 “많은 힘을 요구하는 농기계일수록 큰 기통을 단 엔진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엔진은 기통의 차이뿐만 아니라 어떤 기름을 사용하는지, 어떤 부품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며 “자산이 경작하는 농작물 종류에 적합한 엔진을 고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농부 인턴 양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파이낸셜뉴스, <대동공업, 직진자동이앙기 선보여 “국산 농기계 기업 최초”>
한국농어민신문 <2022년 주요 농기계업체 트랙터 주력 모델은?>
글로벌오토뉴스, <한국차 5개사 85종 엔진 운용-평균 169마력, 리터당 72마력>
Top Gear,
The Drive,
네이버 지식백과, <자동차엔진>
대동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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