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30년간 생활비를 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 아내에게 폭행까지 행사한 남편에게 오은영 박사가 일침을 날렸다.
30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선 35년차 리셋 부부의 사연이 펼쳐졌다.
의뢰인 부부는 35년째 결혼 생활 중이나 지난 5월 이후 대화가 단절된 상황. 남편과의 대화를 거부 중이라는 아내는 “지난 35년간 한두 번 빼고 남편의 아침 식사를 차렸다.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깜빡 잠이 든 거다. 밥 차리는 소리에 나가서 ‘화났나봐’라고 하니까 남편이 ‘이게 미쳤나?’라고 하더라. 너무 소름이 끼쳤다. 그때부터 말을 하기가 싫더라”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내가 이렇게 아픈데 배려도 안 해주나, 나는 뭔가 싶었다, 속된 말로 오만 정이 떨어졌다. 남편이 나의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 게 가장 슬펐다”며 심경을 전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그 말이 가슴에 확 박혔다. 35년을 같은 시간에 아침 식사를 차렸는데 그 시간에 안 나오면 ‘어디 아픈가?’ 생각하는 게 보통 아닌가. 그게 아니니 ‘난 그냥 밥 차려주는 사람인가’란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며 아내의 아픔을 감싸 안았다.
아내가 남편에게 돌아서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30년간 생활비를 받지 못했기 때문. 아내는 “1995년 이후로 생활비를 안 줬다. 돈이 없어서도 못 주고 놀아서도 못 줬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혼자 벌어서 아이 돌보는 게 너무 힘들다고, 당신 같은 무능력한 사람하고는 못 살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왔다. 한 열흘 정도 되니 싹싹 빌기에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때뿐이었다”라고 토해냈다.
이에 남편은 “아내가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다”고 일축하곤 “대신 목돈 들어가는 건 다 줬다. 아내가 일을 안 할 때도 생활비로 100만 원을 줬다. 일을 할 때 안 준 거다. 아내 씀씀이가 크니까 그거 때문에 일을 하러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과금을 냈으니 다한 것”이라는 남편의 말에 오 박사는 “남편은 10%를 감당한 거다. 90%는 아내가 한 건데 내가 다했다고 하면 아내는 너무 억울하다”라고 일갈했다.
20년 전 남편의 폭행도 아내에겐 상처로 남았다. 아내는 “다른 가게 사람과 말다툼이 난 상황이었다. 남편이 그걸 보고 나를 두들겨 팬 거다. 남의 남자와 싸운다고. 내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따지지도 않고 때렸다. 그걸 우리 딸이 봤다”라며 당시의 아픔을 고백했다.
이에 오 박사는 “누군가 나에게 폭력을 쓴다는 건 정말 두려운 일이다. 특히나 그 폭력을 쓰는 주체가 가족 특히 배우자라면 그건 정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누가 잘못을 했든 안 했든 가정폭력은 절대 안 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결혼지옥’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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