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주력인 타이어코드 사업이 자동차 등 전방 수요 감소로 부진해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마친 4분기 이후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경기침체 장기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3분기 매출 1조1883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 56.8% 줄어든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2.2%, 66.6% 줄었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이 200억원 정도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3분기 매출 1조2734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부진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주력인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 산업자재의 전방 수요 둔화가 원인이다. 이밖에도 코오롱플라스틱의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화학 사업의 실적이 감소했다.
나영일 코오롱인더스트리 재무담당 상무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3분기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타이어코드 등 산업자재 수요가 위축됐다”며 “이밖에도 코오롱플라스틱의 정기보수 시행, 패션사업 비수기 돌입에 따른 실적 둔화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9% 감소했다. 화학부문은 국내 조선업 호황에 따른 도료 수요 증가로 작년 3분기 대비 73.2% 증가한 1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석유수지 수요가 전분기 대비 하락한 탓이다.
필름 및 전자재료 부문은 전방 IT와 디스플레이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17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해선 적자폭을 줄였다. IT와 디스플레이 수요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부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패션 부문은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브랜드 출시 및 기존 브랜드 리뉴얼로 판관비가 증가했고, ESG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타 사업 부문은 골프장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한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4분기에도 전방 시장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타이어코드와 자동차용 아라미드 수요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경쟁업체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타이어코드 판가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경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타이어코드 부문 판매량은 수요 감소로 경쟁 업체가 가격을 인하하면서 지난 분기 대비 일정 부문 판가가 낮아졌다”며 “자동차용 아라미드 판가 역시 소폭 감소했으며, 이 흐름은 4분기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내년엔 다르다’ 아라미드 타고 비상할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실적 부진을 딛고 내년부턴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라미드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이 올해 말 7810톤 규모 ‘더블업(Double-Up)’ 증설을 마치고 내년부터 실적에 기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라미드는 최근 크게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차용 타이어와 5G 케이블에 쓰인다. 아라미드 섬유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와 뛰어난 인장력을 지녀 5G용 광케이블을 내부에서 지지해 주는 보강재 역할을 한다. 최근 5G 통신 인프라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아라미드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20억원을 투자해 아라미드 펄프 라인 증설도 나섰다. 내년 하반기 증설을 마치면 이 회사의 아라미드 펄프 생산량은 1500톤에서 3000톤으로 두 배 늘어나게 된다.
아라미드 펄프는 아라미드 원사를 절단한 후에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내열성과 내마모성 등이 우수해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와 클러치, 개스킷 등의 보강재로 사용된다. 브레이크 패드에 사용되는 아라미드 펄프의 경우 기존 브레이크 패드 대비 분진이 70% 적다. 제동력이나 소음 저감 등에서도 성능이 더 우수하다.
아라미드 증설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총 증설량의 70% 아라미드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4분기 아라미드 라인 증설을 마치면 아라미드 사업의 연간 이익 기여분은 89.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번 증설을 통해 아라미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유통망 및 대형고객 확대 를 위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아라미드 전반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라미드 더블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엔 (코오롱인더스트리가)기대하고 있는 아라미드 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고, IT와 디스플레이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돼 올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