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계열사가 프랑스 파리 소재 오피스 빌딩의 리파이낸싱(재융자)을 실시했다.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리스크가 지속해서 확산하는 모습이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라프랑세즈(La Francaise Real Estate Managers)는 삼성SRA자산운용을 대신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인 ‘소웨스트(So Ouest)’의 리파이낸싱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소웨스트는 전체 면적 3만3300㎡, 지상 22층 규모 사무실 건물이다. 파리 대형 쇼핑몰 소웨스트가 입점해 있다. 아울러 글로벌 IT 기업 SAP가 장기 임차해 사용 중이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SRA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 계열사는 지난 2016년 공동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를 통해 이 빌딩을 3억3400만 유로(약 470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생명 등은 투자 회수를 위해 올해 초 매물로 내놨지만 해외 부동산 침체로 매각에 실패하면서 결국 재융자를 했다.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는 2015년 삼성 금융 계열사가 출자한 첫 블라인드 펀드다. 삼성증권이 2500억원을 출자했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각각 1800억원·70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 여파가 맞물리면서 주요 투자 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자산 만기가 차례로 도래하면서 부실 우려가 커졌다. 결국 리파이낸싱을 통해 엑시트 시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인수한 독일 최고층 빌딩인 코메르츠방크 사옥 역시 매각에 실패하면서 지난 8월 리파이낸싱을 실시했다. 이 건물 전체를 임차하고 있는 코메르츠방크가 비용 축소를 위해 지속해서 지점 폐쇄와 감원을 추진하면서 건물 가치가 크게 하락한 탓이다. <본보 2023년 8월 11일자 참고 : 삼성생명·삼성화재, '매각 실패' 獨 코메르츠방크 사옥 재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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