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으면 마치 체한 것처럼 소화가 잘 안되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들 때, 특별히 잘못 먹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시도 때도 없이 속이 불편할 때, 이런 증상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서 병원을 찾으면 뚜렷한 소견이 없는 ‘기능성 소화장애’를 진단받는다. 소화를 주관하는 기관 중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 지속되는 것을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한다. 발생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나 정신적∙심리적 장애 등 감정적인 부분이 기능성 소화장애를 유발하거나 증상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질병으로 지난해 약 69만여 명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았을 정도다. 과연 어떻게 해야 이런 증상을 극복할 수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밥을 천천히 먹는다
빠르게 밥을 먹는 식사 습관은 위염이나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을 포함해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음식물이 입안에서 잘게 잘리고 소화효소가 잘 섞이면서 가장 첫 번째로 음식물이 소화되는데 이 과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평균 20~30회 정도는 씹어야 침 속의 아밀라아제라고 하는 효소가 더 잘 분비되고 음식물에 골고루 섞이면서 녹말을 당분으로 분해해 다음 단계에서 소화를 쉽게 한다. 의식적으로 더 오래 씹는다고 생각하면서 먹다 보면 습관화될 수 있다.
인스턴트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고지방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 맵고 짠 자극적 음식은 위 배출 기능을 현저하게 저하시킨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인스턴트 라면은 위장에 2시간이나 머물러도 소화가 되지 않는 식품 중 하나로 알려진 바 있다. 또 속이 더부룩하다고 해서 마시는 탄산음료는 트림 때문에 속이 편안해졌다는 착각을 갖게 한다. 하지만 오히려 탄산음료 속 설탕이 소화 과정 중 발효를 일으켜 가스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소화기관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다.
충분한 물을 마신다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은 우리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기본과도 같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마시는 미지근한 물은 위와 장을 부드럽게 자극 및 위장운동을 촉진해 소화작용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아침 식사 전의 공복감도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다. 식사 직전이나 후에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미국의 유명한 워싱턴 포스트지에 게재된 전문가들의 글에서는 오히려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어 식도를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돕고 배설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실 것을 권했다.
규칙적으로 먹는다
아침은 건너뛰고 저녁에 폭식을 한다든가, 야식을 즐겨 먹는다든가 혹은 식사 시간이 매일 다르다든가 하는 불규칙한 식습관은 소화 불량 증상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음식물이 입으로 들어가 완전히 소화되기까지 최소 24시간이 걸리는데 이 시간을 고려하지 않는 불규칙한 식사는 복부 팽만감과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고 위 배출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위산의 분비를 과하게 촉진하다 보니 십이지장의 중화 기능이 축소되고 소장 점막이 상해서 소화불량이 유발된다.
금주와 금연한다
건강과 관련된 솔루션에서 금연과 금주는 필수로 등장하는 항목이다. 그만큼 백해무익한 담배와 적정 수준 이상의 과한 알코올 섭취는 건강에 있어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항목이다. 위와 십이지장을 통해 충분히 분해된 음식물은 영양소 형태로 소장의 점막 내 융털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 그런데 흡연을 하거나 술을 마시게 되면 소장의 점막이 손상되고 결국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없게 된다.
충분한 운동을 한다
위장이 제 역할을 해야 소화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이 위장 운동은 신체 활동량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즉 움직임과 같은 신체 활동이 감소하면 할수록 위장 기능 역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평소 충분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보다는 비는 시간을 틈틈이 이용해보는 것이 좋다. 저층은 계단을 이용하거나 짧은 거리는 교통수단 대신 도보를 이용, 스트레칭과 같이 가볍게 움직이다 보면 신진대사를 높이고 소화 불량 증상도 억제할 수 있다. 다만 식후에 바로 하는 운동이나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위장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급격한 온도 차이는 피한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위장을 비롯한 장기의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낮은 온도에 갑자기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져 위장 장애, 소화불량,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서 더욱 급격한 온도차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 조절 기능이 다소 떨어지면서 기능성 소화장애 증상이 유독 자주 나타나게 된다.
위장 기능을 촉진하는 ‘매실청’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한 느낌이 있을 때 매실청과 미지근한 물을 섞어 마시면 효능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매실에 포함된 다양한 유기산이 소화액과 소화효소 분비를 원활하게 해주어 위액 분비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위산이 과하게 분비되거나 혹은 그 양이 부족하더라도 상관없이 모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피크린산 성분이 강한 항균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식중독 예방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신 그냥 먹을 경우 독성 성분이 있으니 청으로 담가 물과 희석해 먹어야 한다.
위를 편안하게 하는 ‘양배추’
히포크라테스는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약 대신 양배추를 처방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양배추에 포함된 비타민과 식이섬유, 칼슘, 특히 비타민 U는 위장 건강 뛰어난 효능을 보인다. 양배추즙의 효능에 대해 연구한 논문에서는 염증 유발 인자의 발현을 감소하고 위 점막의 손상도 억제한다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양배추는 위 점막을 강화하고 손상된 위 재생에 도움을 줌으로써 위염이나 위궤양 개선에 도움이 되므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장 건강에 꼭 필요한 ‘유산균’
장 속에 유해균이 많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고 장운동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아 설사나 변비와 같은 장 트러블로 고생할 수 있다. 또 변비는 소화기 장애에도 영향을 주므로 장 속 유해균을 줄이고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며 잘 머무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치즈나 요구르트, 김치 등 발효 식품에 풍부하게 함유된 유산균은 장운동의 활성화를 도와 소화 기능을 촉진시킨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속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면서 유해균의 증식 속도를 늦추고 유익균을 증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 : 공인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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