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예전 같지 않다. 구부정하게 앉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봐서인지 목과 허리가 펴질 날이 없고 어깨에 얹힌 묵직한 뭉침은 덤이다. 몸이 이런데도 수많은 세월을 회사 생활이 바빠서, 회식이 잦아서, 공부할 게 많아서 등의 핑계를 대고 하루 30분도 운동에 투자하지 않고 흘려보냈다. 새해도 밝았겠다, 이참에 운동을 꾸준히 해보리라 마음먹었는데, 주변에서 주워들은 운동에 관한 무수한 소문들 탓에 팔랑귀가 됐다.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운동하기 위해 운동에 관한 무성한 소문들을 확실히 하고 시작하고 싶다. 운동에 관한 속설, 맞는 것은 무엇일까?
과도한 운동으로 생긴 근육통, 운동으로 푼다?
과도한 운동으로 몸이 뻐근해지면 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으레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몸이 뻐근하고 욱신거린다는 것은 근육이나 힘줄 등이 피로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하므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맞다. 하루에 1시간 정도 운동했을 때 보통 24시간을 쉬어야 하며 마라톤 같은 장시간 무리한 운동을 했을 때는 5일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헬스를 매일 할 경우에는 하루는 상체운동 다음날은 하체 운동을 하면서 근육이 휴식할 시간을 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 부상이 생기면 냉찜질해야 한다?
운동 중 부상을 당했다면 냉찜질을 해야 할까? 온찜질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냉찜질과 온찜질로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냉찜질은 세포 내의 대사 작용을 늦춰 열감과 염증, 부종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급성 무릎 통증이나 급성 손상으로 열감이 느껴지고 부종, 염증이 생겼을 때, 부상 초기나 1~2일 정도까지는 냉찜질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면 온찜질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출혈이 멈추고 부종이 가라앉으면 온찜질 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 통증은 없는데 관절이 뻑뻑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냉찜질은 동상이 생길 수 있으니 15~20분 정도 하는 것이 좋고, 온찜질은 출혈이 있거나 부종이 심한 부위는 피해 20~30분씩 하루에 두세 번 하는 것이 적당하다.
걷는 건 운동 효과가 별로 없다?
우리는 보통 달려야 운동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걷기 효과는 별로 없는 걸까? 달리기는 단시간에 열량을 소모해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량을 소모할 수 있는데, 다만 천천히 걷는 것보단 빠른 걸음으로, 뛸 때 보다 시간을 늘려서 걸어야 한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빠르게 걸으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걷기로 운동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복근에 힘을 주고 허리를 곧게 편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빠른 걸음으로 매일 1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물론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운동 효과를 빠르게 보고 싶다면 걷는 것보다 뛰는 것이 더 좋다.
아침 VS 저녁, 어느 시간대의 운동이 효과적일까?
아침에 하나 저녁에 하나 운동은 다 똑같은 거 아닐까? 전문가들은 아침과 저녁 운동을 결정할 때는 개인의 성향에 맞게 하면 된다고 조언하나 약간의 미묘한 차이는 있다. 아침에 운동하면 체중 감량의 효과가 비교적 크다. 아침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우리 몸에 쌓인 체지방을 좀 더 빠르게 태우면서 체중 관리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불면증이 있을 때도 아침 운동을 추천한다. 운동할 때 분비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하루 종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 운동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저녁에는 아침보다 손실되거나 손상된 근육의 회복을 돕는 티로트로핀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근육량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시간대를 신경 쓰기보다는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시간대에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공복? 식후? 어느 때 운동해야 할까?
식전에 하는 운동과 식후에 하는 운동, 과연 차이가 있을까? 만약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공복에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혈당 상태인 공복에 운동하면 탄수화물로 구성된 혈당 대신,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 운동 후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서 지방이 더 잘 쌓일 수 있기에 살을 빼고 싶다면 운동하고 바로 밥 먹는 것보다 한두 시간 후에 식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근육량을 늘리고 싶다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고 2~3시간 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체내 탄수화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운동할 때 근육의 단백질을 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오히려 근육이 빠질 수 있다. 다만 식사 후 바로 운동하면 위산이 역류하면서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릴 수 있으니 주의하자.
다이어트하면 빨리 늙는다?
다이어트를 하면 노화가 빨리 찾아온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일까? 실제로 단기간에 행하는 급격한 체중 감량은 피부 노화를 촉진시킬 위험이 높다. 얼굴은 피하지방의 40%를 차지하는 지방세포 특성상 복부나 하체보다 살이 먼저 빠지고 찔 때는 나중에 찌는 경향이 있는데, 급격한 다이어트는 얼굴지방은 줄이지만 피부 면적은 변화하지 않아 주름이 생길 수 있다. 다이어트할 때 피부 탄력을 유지하려면 무리하게 하는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충분한 단백질과 비타민 섭취가 중요하다. 아울러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근육을 둘러싼 근막에 상처를 내고 염증을 발생시켜 셀룰라이트를 악화시킬 수 있다. 단기간에 고강도 운동을 하기보다는 신체 상태를 고려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운동하기 전 몸을 쭉쭉 늘려주고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은 의심할 여지없는 필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경우에 따라 운동 전 스트레칭이 오히려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보통 포즈를 취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정지 상태에 있는 ‘정적 스트레칭’을 운동 전에 하면 운동 성과를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플로리다주립대 연구진이 육상 선수를 대상으로 스트레칭한 후 달린 기록과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달린 기록을 비교해본 결과, 스트레칭을 하지 않았을 때 선수들이 더 빨리 달렸다고 보고했다. 운동 전에는 ‘점핑 잭’과 같이 관절과 근육을 늘려주는 ‘동적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관절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만들어 부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적 스트레칭은 운동 후에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생리하는 동안 운동해도 괜찮을까?
여성들이 생리 중일 때 운동을 하면 생리가 새 거나 몸에 무리를 줄까 봐 걱정을 많이 한다. 생리 중 운동해도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저강도 운동을 해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생성돼, 생리 중 운동은 생리통, 복부 팽만감, 감정 변화, 피로감 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생리 중에는 릴렉신 호르몬이 증가하는데, 이 호르몬은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느슨하게 만들어 골반과 더불어 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평소보다 관절 질환이 발생하기 쉬워져, 무릎 관절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스쿼트, 레그프레스, 자전거 빠르게 타기 등은 삼가는 게 좋다. 아울러 머리를 바닥으로 향하는 자세나 운동은 생리혈이 나오지 못하고 역류해 자궁내막증을 유발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운동 중 물 마셔도 될까?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 목이 마를 때가 있는데, 이때 물을 마셔도 괜찮은 걸까? 전문가들은 운동 전, 중, 후 모두 물을 충분히 마셔줘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 시작 15~30분 전에 미리 종이컵 2잔가량의 물을 마셔두는 것이 좋다. 운동 중에는 갈증이 나 한 번에 많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갑자기 많은 양의 수분이 들어오면 위장에 부담을 줘 운동에 방해가 된다. 따라서 운동 중에는 적은 양의 물을 15~20분 간격으로 나눠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운동 후에는 적당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마시면 된다. 이때 이뇨작용을 하는 알코올과 카페인은 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스포츠음료는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과 칼로리가 높아 가벼운 운동을 할 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운동할 때는 땀을 많이 내면 좋다?
사람들은 운동을 할 때 땀을 많이 흘리면 왠지 더 열심히 한 것 같은 기분에 뿌듯해하곤 한다. 운동할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게 정말 좋은 걸까? 땀은 체온이 올라가면 분비되고, 이후 땀이 마르면서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내리며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땀은 체온 조절과 함께 노폐물을 몸에서 내보내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과도하게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체내 수분 감소로 인해 탈수현상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운동 시 적당량의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되도록 5~10분 정도 땀을 내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땀을 내는 것이 좋으며, 땀이 났을 때는 수건으로 천천히 땀을 닦고 땀구멍이 닫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샤워하는 것이 좋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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