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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로 150만의 발 되어준 VCNC 창업자 박재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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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서울에서 출생한 박재욱 VCNC 대표(이하 직함 생략)의 학창시절 성적은 우수했다.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로 진학한 그는 좋은 학벌 덕에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취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친구들처럼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고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창업을 선택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직장을 다니거나 공무원으로 생활하는 것은 그 스스로의 적성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꿈꿔왔기 때문이었다.

 

 

편한 길 대신 창업을 택하다

처음부터 창업에 뜻을 두고 VCNC를 설립한 박재욱 대표

박재욱이 자신의 진로로 IT 분야를 선택한 것은 필연이었다. 전기공학과로 진출한 이유도 그러했으며, 군 복무도 IT 기업인 ‘인포뱅크’에 병역특례로 입사해 치렀다. 주로 B2B로 모바일 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하던 인포뱅크에서 박재욱이 담당한 업무는 스마트폰용 메신저 앱 개발이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09년 말, 회사로부터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과제를 받은 그는 다른 병역특례 직원 2명과 함께 ‘엠앤톡(M&Talk)’을 개발해 세상에 내놓았다. 엠앤톡은 출시 6개월 만에 2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으며, 그는 2010년 3월 병역특례를 마치고 회사를 나왔다.

엠앤톡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박재욱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용 앱 개발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필요한 것은 창업을 위한 자본금이었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동기인 김영목 CTO와 우경재, 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정행,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조성욱 등 5명이 모여 창업 스터디를 하면서 이들은 앱 개발사를 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이들은 자본금을 모으기 위한 준비 기간을 가지게 된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커플’에 주목하다

몇 번의 실패 이후에 내놓은 커플 SNS ‘비트윈’

자본금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는 공모전을 삼았다. 창업 멤버인 우경재 씨의 집에 모여 같이 살면서 이들은 공모전에 응모하고, 수상하면 상금을 자본금으로 모았다. 그렇게 박재욱의 5천만 원에 창업 멤버들이 나머지를 보탠 8천만 원을 모아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회사의 이름은 그동안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자는 바람을 담아 ‘VCNC(Value Creator and Company)’로 지었다. 2011년 2월 10일의 일이었다.

VCNC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그리고 이북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세 번째로 이들이 타겟팅한 것은 ‘커플’이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는 때에 ‘지극히 프라이빗한 커플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커플 SNS를 내놓은 것이다. VCNC의 커플 SNS의 이름은 ‘비트윈(Between)’이었다.

 

 

비트윈의 성공,
이어지는 대규모의 투자

VCNC는 비트윈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 모델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

시장의 빈틈을 파고든 비트윈은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2011년 11월에 출시된 앱은 2달 동안 15만 명의 회원을 유치했다. 꾸준히 앱에 투자한 덕에 비트윈은 현재 다운로드 수 3천만 건을 돌파했으며,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 지역에서 고른 인기를 끌게 됐다. 앱의 인기는 곧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2011년 12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10억 원을, 2013년에는 30억 원 이상의 규모로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앱 5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이듬해에는 일본의 거대 IT 기업 DeNA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기도 했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비트윈의 수익 모델은 마땅치 않았다. 스티커 판매, 캐릭터 커머스, 커플 기념일을 겨냥한 주얼리 커머스 등을 서비스의 BM으로 상정했지만, 매출액은 쉽사리 성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CNC가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유저 데이터가 근간이 됐다.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추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바탕이 된 것이다.

 

 

쏘카와 M&A, 타다를 탄생시키다

쏘카와의 M&A 이후에 내놓은 서비스는 ‘타다’였다

그리고 박재욱은 비트윈의 다음 스텝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전에 새로운 제안을 받게 된다. 다음의 전 대표였던 이재웅 쏘카 대표로부터 회사 인수 제안을 받은 것이다. 이재웅 대표는 다음 대표 사임 후 10년 만인 2018년 4월 쏘카 대표로 취임했으며, 이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VCNC의 인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쏘카의 인프라와 VCNC의 기술력을 융합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자 하는 의도였으며, 박재욱은 제안을 수락하면서 VCNC의 대표 자리를 유지함과 함께 쏘카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VCNC의 인수합병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재욱은 “다음 시대의 디바이스는 자동차, 모빌리티라고 생각해, 쏘카와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기로 했다”며, “쏘카에서 만들어지는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비대해진 사업을 효율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가 이야기한 대로 VCNC는 비트윈의 다음 스텝이 되는 서비스를 모바일과 모빌리티가 만나는 지점에서 내놓게 된다. 바로 ‘타다’였다.

 

 

깊어지는 택시업계와의 갈등

택시업계와 앱 플랫폼 사업자들 간의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졌다

2018년 10월 VCNC는 차량 호출 앱 서비스인 타다를 출시했다. 타다는 출시되자마자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기존의 택시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들이 보다 쾌적하고 우수한 서비스의 타다를 적극적으로 찾았다. 출시 1년 만에 타다는 가입자 125만 명, 운행 차량 1,400대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타다의 규모가 커질수록, 대척점에 서있던 택시업계의 반발은 커졌다. 택시업계와 VCNC는 타다 서비스를 두고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었다.

택시업계는 타다에 대해 ‘변형된 택시’라며 ‘혁신을 가장한 불법’일 뿐이라고 비난했으며, VCNC는 공유경제에 기반한 모빌리티 서비스라고 반박했다. 대립이 계속되는 와중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정면으로 충돌했으며, 이 사태가 소강되자 택시업계는 다음의 타겟으로 타다를 삼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VCNC의 타다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막기 위한 움직임을 취했으며, 결정적으로 작년 10월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에서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1심은 무죄가 선고됐지만

VCNC가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이 남아있다

긴 법정싸움의 끝에 지난 2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1심에서 타다 운영사 VCNC와 모기업 쏘카 이재웅 대표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검찰이 타다를 ‘불법 콜택시’로 규정한 것과 달리, 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로 정의하며 VCNC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논의했으며 지난 2월 25일 항소를 결정하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1심은 타다의 무죄로 귀결됐지만 항소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VCNC와 타다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공유경제, 혁신이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VCNC와 박재욱의 재판을 바라보고 있다. 최종 판결까지 아직 긴 여정이 남아있는 타다 서비스는 어떤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인지, 그리고 젊은 사업가인 박재욱이 그리던 그림은 완성될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타다 서비스의 존폐 여부가 향후의 공유경제와 혁신을 진단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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