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게 있어서 작품에서 연기하게 되는 ‘캐릭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우들 대부분이 좋은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전부 ‘인생 캐릭터’를 만나진 못한다. ‘찰떡’ 캐릭터를 만나 대중들에게 본명보다 배역이 더 친숙하게 불리는 배우 10인과 그 배역들을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도록 하자.
4딸라, 궁예 – 김영철
사진 : SBS <본격연예 한밤>
1973년에 민예 극단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영철, 그의 찰떡 캐릭터는 비교적 오래된 2000년도 드라마 <태조 왕건>의 궁예와 2002년도 드라마 <야인시대>의 장년 김두한이다. 캐릭터 이름보다는 명대사를 통해 유명세를 치르게 된 야인시대의 김두한은 “4딸라”라는 대사가 배역 이름을 표현하게 된 셈이다. 20년 가까이 된 드라마들이지만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도 4딸라와 궁예 캐릭터는 유명하다. 김영철 배우는 20년이 지난 현재 ‘4딸라 컨셉’의 광고를 찍으며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캐릭터일지라도 대중들에게 잊히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되는 ‘찰떡 캐릭터’를 2작품이나 보유하고 있는 진정한 베테랑 배우라고 할 수 있겠다.
연민정-이유리
사진 : MBC <왔다 장보리>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을 열연한 이유리 배우는 시청자가 보기에 ‘연민정’ 그 자체였다. 드라마 배역 중에서도 전무후무한 악역으로 단연 손에 꼽힐만한 연민정은 이유리 배우의 완벽한 역할 소화력에 힘입어 다소 격한(?)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왔다 장보리 촬영 중 지나가는 시민이 연기 중인 이유리를 향해 버스에서 저 나쁜 X이라는 욕설을 했고, 이유리 배우는 놀란 토끼 눈이 되었지만 이내 웃으며 상황을 넘겼다. 이유리 배우는 작품이 끝난 후 한 예능에 출연해서 연민정 캐릭터 이후에 여러 욕설을 들었다고 말했지만, 재치 있게 그런 욕설에 묘한 쾌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렇게 배우가 너무 역할 소화를 잘 하게 되면 이런 웃픈 해프닝들도 벌어지게 되는데 그만큼 배우에겐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드라마계의 최강 악역을 맡아 찰떡 캐릭터로 소화한 이유리 배우는 그 이후 언니가 살아있다의 드라마에서 카메오로 출연하여 다시 한번 연민정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올렸고, 다시 한번 많은 화제를 낳았다.
김탁구-윤시윤
사진 : KBS <제빵왕 김탁구>
2010년 당시 신인 배우였던 윤시윤은 첫 정극 주연작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김탁구’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윤시윤은 2009년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준혁 학생’ 역할을 맡아 신인배우임에도 꽤나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었으나, 불과 1년 뒤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어리숙하고 귀여웠던 ‘준혁 학생’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믿고 보는 배우’로 발돋움 하게 된다. <제빵왕 김탁구>는 5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2010년도 드라마 호황기에 국민 드라마 작품 반열에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당시 신예였던 윤시윤은 많은 이들에게 ‘김탁구’라고 불리며 제 2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구준표-이민호
사진 : KBS <꽃보다 남자>
배우 이민호 하면 여러 편의 드라마 작품이 떠오르지만, 그중에서도 반항아, 재벌 2세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교복을 입었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 중에서도 톱배우 이민호를 만들어준 캐릭터는 역시 그의 데뷔작 <꽃보다 남자> 속 안하무인 재벌 2세 구준표다. 곱슬거리는 소라 빵 머리를 하고, 때론 나쁘고, 때론 착하고, 때론 불쌍한 마음까지 들게 한 구준표를 완벽하게 소화한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로 베스트 커플상 함께 배우 인생에서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다는 신인상을 수상했다. 구준표 캐릭터는 이민호의 인생 캐릭터가 되었고, 그만큼 다양한 예능에서 패러디 되었다. 또한 꽃보다 남자는 일본, 대만, 중국, 한국 등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이민호는 아시아 지역 구준표 중 가장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김삼순-김선아
사진 :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삼순을 열연한 김선아 역시 오랫동안 김삼순으로 기억이 되고 있다.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순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 이름은 김삼순>은 아직까지도 김선아의 대표작으로 가장 먼저 꼽히곤 한다. 또한 해당 드라마 속 ‘김삼순’은 배우 박희본을 비롯, 동료 배우들에게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회자되고 있다. 김선아는 김삼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살을 찌워 체형을 바꾸는 등 놀라운 프로 정신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녀의 노력 덕분일까? <내 이름은 김삼순> 속에서 마스카라가 번진 채로 눈물을 흘리는 김선아의 모습은 많은 패러디를 남기며 현재까지도 온라인 상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노규태-오정세
사진 :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얼마 전 종영한 동백꽃 필 무렵에서 다소 찌질(?)하고 귀여운 연하남 노규태를 연기해서 많은 사랑을 받은 오정세 역시 이번 드라마로 ‘찰떡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오정세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최근 종횡무진한 활약을 보였다. 정통 코미디 영화의 부활 탄을 쏜 극한 직업의 감초 조연 테드창, 과감한 도전과 함께 성공한 스포츠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권경민 등 스크린, 안방 가릴 것 없이 좋은 활동을 보여줬는데, 그중에서도 역대급 캐릭터 노규태를 열연하며 중년 로맨스와 연하남 이미지까지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분명 조연이었지만 주연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조연 상과 함께 달달한 연하남 캐미를 보여주며 베스트 커플상까지 수상을 했다. 조연임에도 역대급 존재감과 함께 종영 후에도 노규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막영애-김현숙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TVN 채널의 개국공신인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의 김현숙 배우는 2007년도부터 방영을 시작한 일명 ‘막영애’에서 이영애 역할을 맡으며 2019년까지 총 17개 시즌에서 주인공 영애를 맡아 열연 중이다. KBS 개그 콘서트에서 출산드라를 맡아 많은 사랑을 받고, 대표적인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지만, 막영애 이후 출산드라보다 조금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시청자들은 김현숙 배우가 방송활동을 하는 동안 막영애 시리즈는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치는 한편, 여전히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한상재 PD와 출연진들이 현재까지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어 차기 시즌에 대한 애청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300편 이상을 막영애로 열연한 김현숙은 누구로도 대체되지 않는 독보적인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겠다.
성덕선-혜리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걸스데이의 막내 혜리는 가수로서 먼저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 이후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서 교관과의 헤어짐 속에서 귀여운 앙탈을 부려 큰 이슈와 사랑을 받았다. 해당 예능프로그램을 계기로 일약스타덤에 오른 혜리는 2015년,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응답하라 시리즈’ 중 <응답하라 1988>에 주인공 성덕선으로 출연하며 배우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연기 인생 중 첫 번째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혜리는 ‘혜리=성덕선’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낼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연기를 선보여 ‘연기파 배우’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빵꾸똥꾸(정해리)-진지희
사진 :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던 ‘하이킥 시리즈’ 중 뚜렷한 캐릭터들의 개성과 따뜻한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은 <지붕 뚫고 하이킥>의 주역, 진지희 배우는 ‘정해리’라는 배역 이름보다는 당시 유행어로 자리 잡은 ‘빵꾸똥꾸’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귀여운 얼굴로 미워할 수 없는 꼬마 악당을 연기한 진지희는 평소 성격과 하이킥에서 연기한 해리의 성격은 오히려 반대인 편이라고 설명해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우 진지희는 방영 당시 ‘빵꾸똥꾸’로 알아봐 주시고 사랑해 주는 건 매우 감사하다고 말을 전하면서도, 배우 진지희로 더 많은 대중들이 알아보길 원하고 있다며 배우로서의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느덧 성인 연기자로 대중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진지희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프라이즈 여자 걔 – 김하영
사진 :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MBC 장수 프로그램으로 뽑히는 <서프라이즈>는 2002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프라이즈에 출연 중인 재연배우의 이름이 생소한 시청자들은 김하영 배우를 보고서 ‘서프라이즈 여자 걔’, 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간 서프라이즈에서 아시아권 여자 재연배우로 국적, 나이, 신분 어떤 역할도 전부 잘 소화시킨 김하영 배우는 특정 배역으로 이름을 알렸다기 보다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에 없어선 안될 배우로 뽑혔으나, 최근 김하영 배우는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글 : 박유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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