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나눔의 숭고한 정신이 되는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수단이나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 고귀하고 존엄한 일로 여겨지며 인류 공통 윤리에 기반한 필요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헌혈과 관련한 잘못된 오해들은 건강할 때 할 수 있는 헌혈마저 꺼려지게 하는 요인으로 다가오곤 한다. 때때로 도시괴담처럼 전해져 오는 헌혈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인 헌혈이 지닌 가치를 위협하고 또 부정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래에서는 헌혈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하나하나 짚어보고 헌혈을 건강하게 실천할 수 있는 상식에 대해서도 꼼꼼히 알아보도록 하자.
헌혈을 하면 건강에 나쁘다?
한국에서의 헌혈 활동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헌혈의 안정성과 관련된 부정적인 소문 때문이다. 헌혈 이후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기증이나 채혈 과정에 생길 수 있는 피멍 등의 부작용이 ‘헌혈을 하면 건강에 나쁘다’라는 오해를 빚기도 한다. 우리 몸에 있는 혈액량은 남성의 경우 체중의 8%, 여성의 경우 7% 정도이다. 전체 혈액량의 15% 정도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여유로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헌혈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국가적으로 헌혈을 장려하고 있는 과학적 기반이 된다. 특히 신체 내, 외부 변화에 대한 조절능력이 뛰어난 우리의 신체는 헌혈 이후 1~2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혈관 내외의 혈액순환이 회복된다.
헌혈을 통해 에이즈와 같은
질병에 감염될 수 있다?
헌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매우 복잡한 사전 진단과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헌혈의 과정은 매우 안전하게 진행되며 에이즈와 같은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 대한적십자사 등의 입장이다.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기구인 바늘, 혈액백 등은 모두 무균처리되어 있으며, 한번 사용한 이후에는 모두 폐기처분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해 에이즈 등 다른 질병에 감염될 위험은 없다.
적십자사에서 돈을 받고 피를 판다?
적십자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오해는 혈액을 병원에 공급하고 받는 혈액수가와 연관된 부분이다. 이러한 오해는 ‘국민들에게서 무료로 채혈해 간 피를 왜 돈을 받고 파는가’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의문에 기인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러한 오해에 대해 혈액관리에 사용되는 재원은 혈액수가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지로 형태로 납부하는 적십자회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전한다. 또한 혈액수가는 혈액원의 인건비, 의료품비, 기념품비, 헌혈의 집 임대비 등의 운영비, 홍보비 등에 사용되며, 우리나라 혈액수가는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 OECD국가의 1/4 수준이다. 실제로 한국의 혈액 수가는 일본, 호주 등에 비해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헌혈하면 빈혈에 걸릴 수 있다?
헌혈로 인해 자신의 피를 채혈하고 난 후에는 개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빈혈 증세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헌혈은 자기 몸에 여유로 가지고 있는 혈액을 나눠주는 것으로 헌혈 전 충분한 혈액이 있는지를 판단하려고 적혈구 내의 혈색소 치를 측정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해 무조건 빈혈에 걸리지는 않는다. 또한 헌혈자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적십자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연간 헌혈 가능 횟수도 전혈헌혈은 5회 제한하고 있다.
헌혈은 건강하다고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헌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건강하다고 해도 헌혈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한다. 헌혈 전에는 문진, 검사를 통해서 헌혈하기에 충분한 혈액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또 헌혈이 가능한지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헌혈에 참여하기 전에는 자진배제도 꼭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에이즈나 기타 감염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경우에는 자진배제를 하거나 스스로 자신의 혈액이 수혈되지 않도록 혈액원에 미리 알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헌혈금지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국내 말라리아 관련 헌혈 제한지역을 다녀온 사람일 경우 문진 및 검사를 통해 헌혈이 금지될 수 있다.
헌혈 종류는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
전혈헌혈
헌혈 전 검사로는 문진 간호사가 헌혈자가 작성한 헌혈기록카드를 확인 후 몸무게, 헤모글로빈 수치, 혈압, 맥박, 체온을 측정한다. 헌혈자는 전혈헌혈, 성분헌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당일 혈액제제별 병원 수요량에 따라 간호사가 특정 헌혈종류를 권장하기도 한다. 전혈헌혈의 경우 혈액의 모든 성분인 적혈구, 백혈구, 혈장, 혈소판을 채혈하는 것이며 320ml, 400ml 두 종류가 있다. 나이는 320ml의 경우 만 16세에서 만 69세가 대상이며, 400ml는 만 17세에서 69세가 대상이다. 소요 시간은 약 10분~15분 소요되며 몸무게는 남자 50kg, 여자 45kg이상이다. 연 5회까지 가능한 헌혈이다.
성분헌혈
성분헌혈은 혈소판성분헌혈, 혈장성분헌혈, 혈소판혈장성분헌혈 세 가지 유형이 있다. 몸무게는 남자 50kg 이상, 여자 45kg 이상이어야 하며 소요 시간은 혈장의 경우 약 30분~40분 소요, 혈소판, 혈소판 혈장의 경우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다음 헌혈은 2주 후 같은 요일부터 가능하다.
헌혈 증서는 어떻게 사용하는 걸까?
헌혈을 하게 되면 헌혈 증서를 받게 되는데 의료기관에서 수혈을 받은 환자가 진료비 계산 시 헌혈증서를 제출하면 수혈비용 중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 한도 내에서 진료비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때 무상으로 수혈 받을 수 있는 혈액량은 헌혈 1회당 혈액제제 1단위 범위 안에서 가능하다. 다만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수혈을 받은 자가 다른 법령에 의하여 수혈비용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을 제외한 금액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안전한 헌혈을 위해서
알아야 할 사항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는 안전한 헌혈을 위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소개하고 있다. 헌혈 중이나 헌혈 후에는 채혈 침대에 누워있을 때 호흡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다리를 발목 근처에서 꼬고 다리 근육에 힘을 주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 자세는 헌혈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저혈압을 예방해 준다. 헌혈 직후에는 헌혈 부위를 10분 이상 눌러준다. 헌혈 장소를 떠나기 전 헌혈한 부위가 완전히 지혈되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헌혈 직후에는 헌혈 장소에서 편안한 자세로 15분 이상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헌혈 이후 일상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
헌혈 이후 일상에 복귀했다면 평소보다 3~4컵의 물을 더 섭취해야 한다. 손실된 혈액량을 보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당일에는 음주, 1시간 이내 흡연을 피해야 한다. 1시간 이내의 흡연은 현기증,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당일에는 등산이나 과격한 운동, 놀이기구 탑승 등은 피해야 한다. 헌혈한 팔로 무거운 것을 들거나 심한 운동을 할 경우 멍이 들 수 있다. 당일 가벼운 샤워는 괜찮지만 사우나나 찜질방 등 수분 손실이 많은 행동은 손실이 많아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글 : 김태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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