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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갔던 꽃미남 배우, ‘어음깡’ 하며 생계 꾸리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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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1990년대 중반, 한국에서도 ‘시트콤’이라는 포맷이 첫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MBC의 <남자 셋, 여자 셋> 역시 그 당시에 방영한 1세대 시트콤 중 하나이다. 미국의 인기 시리즈인 <프렌즈>의 한국 버전으로 유명한 해당 작품은 신동엽, 송승헌을 필두로 하여 우희진, 이의정, 이제니, 홍경인, 소지섭 등 수많은 스타를 낳았다. 배우 김진도 <남자 셋 여자 셋>을 통해 인기를 얻은 인물 중 하나이다. 흰 피부에 귀공자 같은 외모를 지닌 그는 해당 작품으로 인지도를 높여, 이후 수년간 연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진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시간 동안 그는 과연 어떤 생활을 보냈던 것일까?

 

사진 : MBC 에브리원 <비디오 스타>

 

 

아이돌로 데뷔

사진 : SBS <불타는 청춘>

MBC의 <남자 셋 여자 셋>을 그의 데뷔작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그는 연기자로 활동하기 이전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데뷔했다. 때는 <남자 셋 여자 셋>이 방영하기 1년 전인 1994년도였다. 김진은 ‘좌회전’이라는 3인조 남성 그룹의 리더로 가요계에 야심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비록 그룹은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로 해체되었으나, 간간이 김진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다. 모두 그의 순정만화 같은 외모 덕택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1990년대판 ‘만찢남’이었던 셈이다.

 

사진 : SBS <불타는 청춘>

 

 

<남자 셋 여자 셋>
안녕맨으로 전성기

사진 : MBC <남자 셋 여자 셋>

처음에 김진은 <남자 셋 여자 셋>의 고정 출연진이 아니었다. 그저 주연 배우들이 오가던 길목에 불쑥 나타나, 뜬금없이 “안녕”이라는 한 마디만을 하고 사라지는 단역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여기엔 감독 김병욱의 ‘큰 그림’이 숨어 있었다. 애초부터 김진을 단역이 아닌 ‘반 고정’쯤으로 출연시킬 요량이었던 것이다. 김진을 극에 투입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떠보던 김병욱은 김진이 생각보다도 더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이내 그를 주요 출연진급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여자주인공 3인방 중 한 명인 이제니와의 러브라인도 생겼다. 그야말로 ‘안녕맨의 반란’이었다.

 

사진 : MBC <남자 셋 여자 셋>

인기가 높아진 그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주요 패널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한때 김진은 의 MC를 맡기도 했으며 지상파 드라마에도 조연으로 출연하는 등, 나름대로 눈부신 전성기를 보냈다.

 

 

길었던 공백기

사진 : TV조선 <남남북녀>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김진을 방송에서 만나보기가 어려워졌다. 이후 간간이 TV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것은 2010년도를 훌쩍 넘긴 뒤였다. 인지도가 높았던 스타 치고는 공백기가 상당히 길었던 셈이다. 김진이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그의 공백기는 준비하던 영화가 무산된 탓이었다고 한다.

 

사진 :SBS <짝>

영화 한 편을 1년에 걸쳐 촬영했는데 결국 개봉되지 못했고, 그다음 작품마저 엎어지면서 애매하게 공백기가 생겨버린 것이었다. 영화에 집중하는 동안 방송활동을 하지 못했으니, 그를 찾는 곳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져버렸다. 이후 2012년도에 방영된 SBS <짝-연예인 특집>에서 그는 자신의 수입을 “연봉이 아니라 월봉이라고 해야 할 수준”이라고 밝혀 안쓰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진의 근황

사진 : SBS <불타는 청춘>

2015년도 MBC <무한도전>의 설 특집 편에 출연했던 그는 근황을 묻는 유재석의 질문에 “아버지의 일을 돕고 있다”라고 답했다. 부친의 어망공장에서 어음을 현금화하는 일을 맡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유재석은 “김진 씨가 그간 어음깡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2017년도에는 TV조선 <남남북녀>에 출연하여 새터민 여성과 가상 부부생활을 하기도 했다. 당시 김진은 가상 부부가 될 출연자를 위해 꽃다발을 준비한 채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참고로 2017년도에 김진이 직접 밝힌 자신의 근황은 북한 말로는 ‘놀새’, 표준어로 하면 ‘백수’였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올해 4월, SBS의 <불타는 청춘>에 출연했던 것이 그의 가장 최신 근황이다. 그는 “집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인터넷 강의도 듣는 중이다. 여자친구는 만나지 않은 지 오래다”라며 자신의 생활을 밝혔다. 과거 <남자 셋 여자 셋>에 같이 출연했던 이의정과 재회하는 모습이 방영되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어딘가 어색한 듯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김진. 그가 다시 한번 예전과 같은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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