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넘어 만난 드라마로 국민 XX놈 된 배우

데일리 2023.12.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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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TBC <부부의 세계>

최근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전 회차 모두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매겨 화제가 된 바 있다. 파격적인 줄거리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역시 뜨거운 감자였다. 박해준도 <부부의 세계>를 통해 빛을 본 배우 중 하나이다. 그는 극중 불륜남 캐릭터인 이태오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의 ‘욕받이’로서 활약했다. 참고로 배우 박해준은 이른바 ‘배우 엘리트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한예종 출신이다. 배우 이선균과는 동기였고, 1년 선배로는 장동건이 있다. 함께 수학했던 이들이 일찍이 스타로 떠오른 것에 비해, 그는 늦어도 한참 늦게 빛을 본 셈이다. 그렇다면 <부부의 세계>로 홈런을 날리기 이전, 그는 어떤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 JTBC <부부의 세계>

길었던 무명시절

사진 : 영화 <화이>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시절, 이모의 권유로 한예종에 시작한 박해준은 처음에는 TV 스타가 되는 것에 뜻이 없었다. 이유는 ‘연기를 못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졸업 이후 줄곧 지하창고에서 실험연극을 하며 지냈다. 그러다가 연출가 이상우의 권유로 서른둘의 나이에 뒤늦게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하게 되었다. 대중들 앞에 나서게 된 것은 변영주 감독의 연출작 <화차>를 통해서였다. 이후 2013년도 개봉작인 <화이>의 스나이퍼 역을 거쳐 드라마 <닥터 이방인> 등에 출연하게 되면서 드라마판으로 넘어오게 됐다.

사진 : 영화 <악질경찰>

안 그래도 서른을 넘긴 나이에 데뷔를 했는데, 빛 보기까지는 또 한참이 더 걸렸다. 그 시절 동안 생활고가 없었을 리 없다. 그렇지만 박해준은 그러한 시절을 힘들게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자신은 실험적인 연극에 빠져 있었기에 무명 시절을 견디는 것이 엄청난 고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인기를 얻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동기들의 성공에 조바심을 내지 않을 수 있었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자신만의 때를 찾아 나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미생으로 주목,
부부의 세계로 홈런

사진 : tvN <미생>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박해준은 지난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서 천관웅 과장 역할을 맡으면서 서서히 인지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훤칠한 외모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는 천과장 역할은 박해준에게 맞춤옷처럼 꼭 들어맞았다. 2018년작 영화 <독전>에서도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당시 그는 마약 중개자이자 조폭인 선창 역을 맡아 ‘악역 끝판왕’다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 결과 그해 부일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의 조연상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사진 : JTBC <부부의 세계>

그리고, 마침내 그의 ‘인생작’인 <부부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가정을 책임지는 능력 있는 배우자와 미모의 내연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태오는 어느 모로 봐도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힘든 인물이었다. 불륜 사실을 들키고도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고 도리어 성을 내는 뻔뻔한 모습은 시청자들을 분노로 들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박해준조차 그런 이태오를 이해할 수 없어, 처음에는 캐스팅을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XX놈’ 이태오 역할에 충실하게 임했고, 그 결과 반전의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JTBC <부부의 세계>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부부의 세계>로 인기가 급상승한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그의 대학 시절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올라온 대학 시절의 그는 장발에 수려한 이목구비를 갖춘 모습으로 누리꾼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 : 빅이슈

미생에 함께 나란히 출연했던 배우 태인호와 사촌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배우 태인호 역시 “형(박해준)이 어릴 때 정말로 잘생겼었다. 테리우스라는 말을 몰랐을 때 사람들이 형을 테리우스라고 부르는 걸 보고 그 캐릭터를 알게 됐을 정도다”라며 그의 뛰어난 외모를 직접 인증해 주기도 했다.

선역도, 악역도 가리지 않는
배우가 될 것

사진 : 영화 <독전>

박해준은 현재 영화 <제8일의 밤>과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한창 상승세를 타는 중이니, 곳곳에서 러브콜 역시 쏟아질 테다. 하지만 박해준은 무명 시절과 변함없는 마음가짐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 특별한 장르나 캐릭터 욕심은 딱히 없다는 것이다. 그저 캐릭터에 담긴 인간의 모습 그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하는 도인 같은 그가 앞으로도 진솔한 연기로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