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네이버 뮤직
가수 왁스는 지난 2000년도, ‘엄마의 일기’로 데뷔하여 ‘오빠’, ‘머니’, ‘화장을 고치고’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김현정, 엄정화, 이수영 등과 함께 2000년대 초반 솔로 여성 가수들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사실 그의 전성기는 데뷔 이후 3년 정도로 상당히 짧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남긴 히트곡이 워낙 많았기에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럼 지금부터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왁스가 데뷔 이후부터 최근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그 족적을 함께 따라가 보도록 하자.
사진 : 네이버 뮤직
‘얼굴 없는 가수’로 시작
사진 : 왁스 SNS
왁스로서 데뷔하기 이전인 1997년, 그는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의 OST를 부름으로써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1998년도에는 밴드 DOG의 보컬로 데뷔하여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DOG는 한국에 도래한 아이돌 열풍으로 인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활동곡 ‘경아의 하루’ 만큼은 나름대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팀은 오래가지 못했고, 몇 년 후 왁스는 솔로 가수로서 다시 한번 데뷔하게 되었다.
사진 : MBC <음악캠프>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인 ‘엄마의 일기’는 나름 준수한 활동을 얻었다. 하지만 왁스는 어째서인지 방송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곧바로 후속곡인 ‘오빠’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인기를 얻었으나, 뮤직비디오와 방송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왁스가 아닌 배우 하지원이었다. 당시 신인 배우였던 하지원이 왁스의 홍보를 도운 것이었으나, 아예 하지원을 왁스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얼마 후, 예정대로 왁스가 직접 ‘오빠’의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같은 오해는 점차 사그라들었다.
짧았지만 눈부셨던 전성기
사진 : 왁스 SNS
그렇게 성공적인 1집 활동을 마친 왁스는 이듬해인 2001년도에 2집 타이틀곡 ‘화장을 고치고’를 발매하게 된다.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담아낸 해당 곡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왁스에게 전성기를 가져다주었다. 배우 신은경과 김영호가 출연한 뮤직비디오 역시 애절한 스토리라인으로 상당한 화제가 되었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었던 ‘화장을 고치고’에 이어 후속곡인 ‘머니’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왁스의 2집은 무려 7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지금 기준으로도 한 해 음반 판매량 TOP5에 너끈히 들어갈 만한 성적이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 : 왁스 SNS
왁스의 성공 비결은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감성이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10대 20대 위주로 재편된 가요계에서 보기 드물게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을 만한 음악 색깔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2002년도에 발매한 3집 타이틀곡 ‘부탁해요’ 역시 ‘화장을 고치고’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다. 참고로 왁스의 3집 앨범은 61만 장가량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는 2002년 기준으로 음반 판매량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공백기는 오해였다?
사진 : 왁스 SNS
이외에도 왁스는 ‘여정’, ‘내게 남을 사랑을 다 줄게’, ‘황혼의 문턱’ 등을 히트시키면서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R&B 그룹이 득세하고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솔로 가수들의 입지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왁스 역시 하락세를 탔다. 이후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 왁스가 1위를 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방송 활동이 뜸해지자 왁스가 쉬고 있다고 오해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왁스는 사실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데뷔 이래 1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앨범을 발표했고, 그 이후로도 길지 않은 간격으로 신곡이 나왔다.
사진 : iME KOREA
왁스의 근황
사진 : MBC <라디오 스타>
작년 2월에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전복동>에서 왁스의 예상치 못한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깐 스쳐가는 수녀 역할로 영화에 직접 출연했던 것이다. 이를 뒤늦게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초에 방영된 채널A의 드라마 <터치>에서는 홍석천의 여자친구 역할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참고로 홍석천과 왁스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절친한 사이로 지냈다고 한다. 왁스는 연기자로 변신한 소감을 묻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재미있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발라드를 주로 부르다 보니 왁스를 차분하고 진지할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본인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원래 그는 엉뚱하고 밝은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 낙이라고 한다.
사진 : 네이버 뮤직
4월에는 데뷔 20주년을 맞이하여 싱글 앨범 ‘집으로 데려다줘’를 발표하기도 했다.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가슴을 절절하게 울리는 ‘왁스표 발라드’다. ‘늘 현재진행형의 삶을 산다’는 왁스. 그가 자신만의 감성 가득한 곡으로 언젠가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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