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유튜브
축구선수이자 감독인 유상철은 1971년생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 긴 시간 동안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약하여 국민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신화를 써낸 주역으로서, 2002 월드컵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그 누구보다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모든 역할을 다 해보았다는 것만 봐도 선수 시절 그의 역량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최근, 다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 YTN 뉴스
‘레전드 국대’ 시절
사진 : SBS 뉴스
그가 10년이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름 아닌 ‘근성’이 있었다. 유럽 선수들과 붙어도 쳐지지 않는 184cm의 신장에 공을 향한 투지까지 남달라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던 것이다. 특히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진두지휘를 하던 시절의 일화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온다. 어느 날, 유상철이 경기를 뛰다가 코에 부상을 입은 일이 있었다. 의료진이 “그 상태로 계속 경기를 뛰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라고 경고할 정도의 부상이었다. 하지만 유상철은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후반전에도 경기에 나서 끝까지 팀을 이끌었다. 항상 주어진 순간에 100% 집중하는 유상철의 성향을 알 수 있는 일화이다.
사진 : SBS
앞서 언급했듯, 유상철은 자타가 공인하는 멀티플레이였기에 어떤 성향의 감독이 오든 그를 다양하게 기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언제 어느 때에 결원이 생겨도 그 자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유상철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그가 K리그의 모든 부문에서 베스트 일레븐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참고로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모든 방면에서 베스트 일레븐을 차지한 것은 K리그 역사를 통틀어 단 두 명뿐이라고 한다.
감독으로 제2의 인생
사진 : KBS N SPORTS <날아라 슛돌이>
지난 2006년도에 현역에서 은퇴한 유상철은 감독으로 제2의 축구 인생에 나섰다. 특히 KBS 2TV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날아라 슛돌이>에서 햇병아리 감독으로 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시 그는 만 7세 미만의 유아들을 데리고 어린이 축구단을 자애롭게 이끌면서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 이후 2009년부터는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의 감독을 역임했고 2011년도부터는 K리그에 속한 팀의 감독으로서 자리매김했다. 그가 맡았던 K리그 팀으로는 대전 시티즌,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가 있다.
사진 : SBS 뉴스
생각지 못한 병마의 습격
사진 : KBS 뉴스
그러던 도중, 지난해 11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독직을 맡고 있던 유상철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모든 일정을 멈추고 치료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팀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른 유상철은 한창 리그 중에 팀을 떠날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는 끝의 끝까지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었고, 결국 시즌이 끝난 이후가 되고 나서야 항암 치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유상철의 투지에 감사하는 차원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그를 명예감독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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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근황은?
사진 : JTBC <뭉쳐야 찬다>
그리고 지난 5월, 시즌이 끝난 이후 항암치료에 전념하던 유상철이 6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추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가 JTBC의 예능 프로그램인 <뭉쳐야 찬다>의 녹화에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회차는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인 안정환을 비롯하여 이운재, 이천수, 송종국, 최진철 등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만들어낸 주역들이 함께하는 자리였기에 더욱 화제였다. 당시 유상철은 “항암치료가 잘 되어가고 있다”라며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도와 함께 반가운 마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유상철이 병을 언급하며 “이겨내겠다”라고 다짐하는 부분에서는 모두들 눈시울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사진 : SBS 뉴스
6월 말에는 마지막 항암 주사 치료를 받은 유상철이 자신의 사진전에 직접 찾아와 화제가 되었다. “육안으로도 차이가 있고, 많이 좋아졌다”라고 자신의 상태를 밝힌 유상철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팬들과의 약속, 똑같이 췌장암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인천 유나이티드의 제자들을 생각하며 반드시 병마를 이겨내겠다는 단단한 의지를 비쳤다. 오랜 시간 성실하고 강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행복을 안겨주었던 그가 특유의 투지로 투병생활도 말끔히 이겨낼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보는 바이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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