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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부의 바람, 임신한 언니에게 말해도 될까요? [이론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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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 혹은 형제는 평소에는 투닥거려도 서로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가장 옆에서 분노해 주고 걱정해 주고 위로해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 또한 그 어느 누구보다 소중한 친언니가 있다. 그런데 우연히 형부의 비밀을 알게 됐고, 현재 임신 중인 언니가 이 사실을 알아야 하지만, 알게 되면 분명히 상처받을 것이라고 한다. 이럴 때 A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서울에 카페 개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카페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단계라 주말마다 차를 타고 서울 여기저기를 다니고 있는데 얼마 전 우연히 길에서 형부를 마주쳤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형부 옆에는 낯선 여자가 있었고 그 둘은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정차 중이던 A씨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혹시나 싶은 마음에 차 안에서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신호가 바뀌어서 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 형부가 전화 받는 모습을 취했다고 한다. 형부에게 ‘지금 어디냐’고 물으니 누구랑 왜 갔는지는 얘기하지 않고 “밖에 나왔지”라며 옆에 있는 사람 눈치를 보듯이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방금 00사거리에서 형부 봤는데 옆에 누구예요? 손잡고 있던데”라고 솔직하게 말하자 형부는 오랫동안 대답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형부의 침묵이 바람이라고 확신한 A씨는 순간 화가 나 평소에는 입에 담지도 못했던 욕을 형부에게 퍼부었고, 형부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이렇게 갔다간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힐 듯하여 A씨는 차를 돌려 아까 형부를 만났던 횡단보도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A씨가 도착한 지 20분 뒤에 나타난 형부는 오자마자 싹싹 빌면서 “그냥 친한 후배인데 밥 사달라고 해서 사주고, 손이 차가워서 잠깐만 잡아준 거야. 그게 다야”라며 다소 황당한 핑계를 댔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기에 더욱 기가 찬 A씨가 ‘솔직하게 그 여자와 어디까지 갔냐’라고 물었고, 그 물음에 끝까지 입을 다문 형부에게 끝내 “잤어?”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봤다. 그러자 형부는 펄쩍 뛰며 ‘절대 아니라고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고 전했다. 그게 자랑이냐고 쏘아붙이자, 형부는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며 ‘한 번만 봐주면 다신 실망시키지 않겠다. 언니가 임신해서 너무 외로워 순간 미쳤었다. 남자들 안 걸려서 그렇지 다 이런 생각, 행동들 한 번씩 한다. 너만 모른 척하면 된다’라는 뻔뻔한 말들을 쏟아냈다고 한다.

 

 

혹시 몰라 모든 대화 내용은 녹음해 뒀다는 A씨는 마음 같아서는 곧장 언니에게 달려가 모든 사실을 얘기해버리고 싶었지만, 이 사실을 말하면 언니가 무너질 것 같아 일단은 참았다고 한다. 특히 언니가 임신 중인 데다, 입덧으로 몸무게가 45kg도 안 나갈 만큼 급격히 살이 빠져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인데 이 사실을 알면 충격받은 언니가 혹시라도 잘못될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특히 언니는 첫사랑인 형부와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해서 아이를 가졌고, 지금 너무 행복해하고 있는데, 언니의 행복을 무참히 깨버릴 것만 같아 너무 괴롭다고 전했다.

 

 

형부와는 결혼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는 A씨. 워낙 사교성도 좋고, 가족들에게도 잘하고, 같이 여행도 많이 다니는 다정한 형부였기에 배신감이 더욱 크다고 전했다. 심지어 A씨는 언니 부부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상황. 언니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는 형부를 마주칠 때마다 A씨는 표정 관리가 안 됐던 모양이다. 둘 사이 이상함을 감지한 언니가 형부랑 무슨 일 있냐고 물어 깜짝 놀랐다는 A씨는 이 상황을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고, 언니 일을 친구들에게도 떠벌릴 수도 없어 혼자 짊어진 짐이 버겁다고 털어놨다.

 

 

화질이 좋지는 않지만 A씨 차 블랙박스에 형부가 다른 여자가 손잡고 있는 영상도 있고, 형부의 고백을 녹음해 둔 파일도 있으니 증거는 충분한데, 이를 언니에게 다 말해야 할지 아니면 언니가 아이를 낳고 몸을 추스른 후에 말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전했다. 만약 언니의 행복을 위해 말하지 않은 쪽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형부가 같은 일을 반복할까 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인생 경험 많은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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