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자들이 차를 타고 도로로 나가다 보면 예상 밖의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 그중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방향지시등 조작에서 나온다. 일명 ‘깜빡이’라고 불리는 방향지시등의 조작 실수는 초보운전자뿐만 아니라 운전 경력이 5년 이상인 숙련된 운전자들에게 종종 발생한다. 오히려 숙련된 운전자는 운전 경험을 무기 삼아 틀린 운전법도 맞다고 우기곤 하는데, 특히 진입로에서 우회전을 할 때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우측 방향지식등을 켜야 한다’는 논란은 운전자들 사이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왜 이런 논란이 나오고 있는지, 또 어느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는 건지 알아봤다.
우회전할 때 좌측 깜빡이를
켜는 사람들의 변
보통 ‘우회전할 때는 당연히 우측 깜빡이를 켜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꽤 많은 운전자들은 주유소, 주차장, 골목길 등에서 본선 도로에 진입할 때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도로에 나가 운전을 하다 보면 이런 상황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우회전을 하는데 왜 좌측 깜빡이를 켜는 걸까?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회전해서 진입할 때 좌측 깜빡이를 켜는 건 진입도로 차량에게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다’, ‘주행 중인 운전자가 진입하려는 나를 보지 못할까 봐 좌측 깜빡이를 켠다’, ‘직선에서 오는 차량에게 내가 들어간다는 걸 알려주는 배려다’라고 표현하며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서 우회전할 때 좌측 깜빡이?
우측 깜빡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회전할 때는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다. 방향지시등을 켜는 행위는 뒤차에게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켤 수 있는 것이 아닌, 무조건 진행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켜야 한다. 즉, 직진하는 차량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마음대로 방향지시등을 바꿔 켤 수 없다는 뜻이다. 헷갈리지 않게 말하자면,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어야 되는 상황이라면 우측 방향지시등을, 왼쪽으로 틀어야 되는 상황이라면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된다.
고속도로 등에서 차량이 달릴 수 있는 진입로를 통해 우측으로 진입할 때도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다. 진입을 하고 나서 왼쪽으로 차선을 변경할 때는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된다. 달릴 수 있는 진입로가 없을 때도 우측으로 간다면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도로에서는 진입하려는 차량보다 직진하는 차량이 우선이기 때문에 우회전할 때 직진 차량이 오고 있다면 무조건 대기하다가 통행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진입하면 된다.
법적 처벌 가능성도 있다?
방향지시등은 배려 차원을 넘어선 의무사항으로,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도로교통법 제38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ㆍ우회전ㆍ횡단ㆍ유턴ㆍ서행ㆍ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좌회전ㆍ횡단ㆍ유턴 또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왼쪽으로 바꾸려는 때, 또는 우회전 또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오른쪽으로 바꾸려는 때 신호를 해야 하며, 그 시기는 그 행위를 하려는 지점에 이르기 전 30m(고속도로에서는 100m) 이상의 지점에 이르렀을 때라고 정하고 있다.
즉 방향지시등을 올바르게 켜는 것 또한 단순 배려 차원이 아닌 도로교통법에 의거한 의무사항으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낼 수도 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방향 전환 진로 변경 시 신호를 불이행할 경우, 승합 · 승용 자동차 모두 3만 원이라는 범칙금에 해당한다. 물론 이를 경찰이 나서서 단속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일반 운전자들이 방향지시등 위반 차량의 모습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을 국민신문고에 올려 단속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향지시등 올바르게 켜면
사고 막을 수 있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 유형 중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진행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약 30%에 달한다고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도로의 상황에서 방향지시등은 사고 예방의 필수 조건으로, 뒤따라오는 차량에게 자신의 차선 변경을 미리 알리고 예측하게 만들어 준다. 방향을 바꿀 때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 자체가 뒤차에 대한 배려이자 의무사항으로 가장 중요하지만, 가려는 방향에 맞게 올바르게 켜는 것 또한 잘 지켜 혼란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공감 뉴스 © 데일리라이프 & Dail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