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는 마른 체형을 가진 모델을 선호했지만, 최근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모델을 기용하기 시작했다. 핫 키워드로 떠오른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에 이어, 어탭티브 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어댑티브 패션(Adaptive Fashion)이란 신체,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불편함 없이 옷과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게 제작한 디자인을 뜻한다. 이렇듯 다양성을 인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패션계에 편견을 깨고 등장한 ‘모델’들이 있다. 그렇다면 미의 기준을 바꾼 모델들을 소개한다.
위니할로우
캐나다 출신의 위니 할로우는 어린 시절부터 신체 곳곳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게 됐다.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인해 피부 일부가 희게 보이는 희귀 난치성 피부 질환인 백반증 환자가 된 것이다. 그로 인해 따돌림을 받고 자살까지 시도했지만 모델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고 미국 프로그램 ‘넥스트 톱모델’에 출연하여 일약 스타 모델로 떠오르게 된다. 그 이후 위니 할로우는 패션쇼 모델, 잡지 모델로 기용되며 본인을 괴롭힌 흰 반점을 자신만의 매력으로 바꿨다.
모피
모피는 영국 출신의 모델로 양 눈이 똑바로 한곳을 향하지 못하는 시력 장애인 ‘사시’이다. 신체의 단점을 숨기기 위해 학창 시절 동안 안경을 쓰고 다녔지만 모피는 ‘FUMMY EYE’를 가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수술도 생각했지만 위험성이 높아 포기해야 했다. 현재 그녀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수많은 사진작가와 촬영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잭아이어스
근위 대퇴골의 부분적 결손 장애(PFFD)를 갖고 태어난 잭 아이어스는 16살에 결국 한쪽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게 된다. 다부진 몸, 훤칠한 키의 피지컬을 갖고 있는 그는 모델에 도전했지만 옷보다 다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도전한 끝에 절단 장애인 최초로 뉴욕 패션위크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후 유명 남성잡지에서 선정한 올해의 남자 후보에 오르기도 하는 등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들린스튜어트
매들린 스튜어트는 태어난 지 8주가 됐을 때 심장에 이상이 생겨 심장 수술을 받게 된다.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남들보다 키가 작고 뼈가 약해 비만인 그녀였지만 모델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18kg을 감량했다. 18세의 나이에 처음 모델계에 입문하고, 뉴욕 패션위크에 올랐다. 이후 100곳이 넘는 패션쇼 무대에 오르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매들린 스튜어트는 파리 패션위크, 런던 패션위크 등에서 자신의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엘리 골드스테인
매들린 스튜어트와 같은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엘리골드슈테인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천적으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그녀가 글로벌한 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델로 발탁되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이라는 차별과 멸시를 받았던 엘리 골드슈테인이었지만 끊임없이 노력해 대학에 합격하게 된다. 이후 그녀의 자신감과 매력을 알아본 보그 이탈리아에서 먼저 연락을 하게 되고 구찌 뷰티 모델로 발탁되며 일약 스타 모델이 되었다.
데이지 메이 드미트리
데이지 메이 드미트리는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동복 패션쇼 모델이 됐다. 데이지 메이 드미트리는 두 다리가 아닌 의족을 한 모습으로 패션쇼에 올랐다. ‘비골 무형성증’이라는 종아리뼈가 없는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데이지는 생후 18개월에 두 다리를 절단하고 의족을 달고 걷는 법을 배웠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꿈을 이룬 데이지는 정형화된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미를 뿜어내고 있다.
켈리 녹스
2008년 장애인 모델을 선발하는 영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브리튼스 미싱 톱 모델’에 출연하여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모델로 활동하게 된 켈리 녹스. 우승 이후 유명 패션지 ‘마리 끌레르’의 표지모델로 발탁됐고 최고의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왼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장애를 가졌지만 의수 사용을 거부하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있다.
나타샤 쿠라모바
눈처럼 새하얀 외모로 이목을 집중시킨 모델이 있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나타샤 쿠라모바는 홍채와 피부, 머리칼 등 온몸이 새하얀 알비노 증후군을 앓고 있다. ‘백색증’이라고도 불리고 있는 알비노 증후군은 멜라닌 색소의 분포와 합성 대사과정에 결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실명에 가까운 정도로 시력이 떨어져 있으나 이러한 애로사항을 딛고 나타샤 쿠라모바는 모델이 되었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담긴 화보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질리안 메르카도
12살 때부터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질리안 메르카도는 휠체어를 탄다. 패션계에서 일하고 싶었던 그녀는 FIT애서 패션 머천다이징을 배우고 패션 블로그를 운영하며 매거진을 발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 후 자연스레 광고를 찍게 된 그녀는 대중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으며 관심을 받게 된다. 틴 보그의 표지 모델을 장식하기도 하며 현재는 업계에 필요한 대우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미뮬란스
우크라이나 출신의 에이미뮬란스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척수손상을 앓고 있었으며 종아리뼈가 없어 걸어볼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운동에 매진하여 운동선수가 됐다. 그녀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패션쇼에서 수공예로 만든 구두 모양의 일체형 다리를 신고 모델로 데뷔했다. 또한 에이미는 희망을 심어주는 책을 저술하며 강연을 하는 등 현재는 동기부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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