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BS <별에서 온 그대>
1988년생인 배우 김수현은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녹록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나이 스무 살이었던 지난 2007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이래, 꽤 여러 작품을 거친 이후에야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도 KBS2 방영작인 <드림하이> 이후로는 쭉 승승장구했지만, 영화 <리얼>로 한차례 크게 휘청하면서 ‘김수현도 한 물 갔다’, ‘작품 보는 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에 군 제대 이후 그가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 점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김수현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누구보다도 화려하게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그럼 지금부터 데뷔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수현의 궤적을 함께 훑어보도록 하자.
사진 :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얼떨결’에 배우 꿈꾸게 된 병약 소년
사진 : MBC <김치 치즈 스마일>
김수현 본인의 말에 의하면,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별다른 소질도, 장래희망도 없었다고 한다. 성격 역시 상당히 소극적인 편이었던 모양이다. 그 점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김수현의 어머니가 어느 날 그에게 ‘웅변학원과 연기학원 중 선택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 온다. 이에 김수현은 연극을 택했다고 한다. 웅변보다는 연극이 좀 더 ‘있어 보였던’ 탓이다.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연세대학교의 연극 동아리인 ‘연세극예술연구회’의 일원들과 어울리게 된 그는 어느덧 연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후 친하게 지내던 동아리 형들과 함께 우연한 기회로 MBC <김치 치즈 스마일>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해당 오디션에 덜컥 붙어 버려 생각보다 이르게 배우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데뷔 이후 부정맥의 일종인 ‘심실상성빈맥’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고, 데뷔한 이후임에도 ‘명문’으로 여겨지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 무려 네 번의 도전을 거듭해야 했다. 신인 배우에겐 엄청난 기회로 여겨졌던 KBS2의 2009년 방영작 <꽃보다 남자>에는 대본 리딩까지 참여했다가 ‘연기를 못한다’는 이유로 하차 통보를 받기도 했다.
<드림하이>로 드디어 한 방
사진 : KBS2 <드림하이>
하지만 연기에 대한 그의 뚝심은 결국 통했다.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와 <자이언트>에서 주연배우의 아역으로 등장하여 시청자들의 눈에 띄면서 판을 뒤집을 기회가 찾아왔던 것이다. 그의 ‘결정적 순간’은 KBS2의 2011년 방영작인 <드림하이>였다. 김수현은 첫 주연작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고, 이듬해에 방영된 MBC <해를 품은 달>은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에 쐐기를 박았다.
사진 : KBS2 <프로듀사>
그 이후부터는 손만 댔다 하면 성공이었다. 영화 <도둑들>로 충무로까지 접수했으며,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온 아시아를 자신의 팬으로 만들었다. 타이틀롤을 맡았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오로지 김수현의 이름값 하나로 69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냈다. 해당 작품으로 김수현은 제50회 백상예술대상, 제50회 대종상 영화제,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서 신인상, 인기상 등을 수상했다. 그리고 만 27세의 나이에 KBS2 <프로듀사>로 마침내 2015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리얼>로 눈물의 무대인사
사진 : 영화 <리얼>
하지만 김수현은 2017년도 개봉작 <리얼>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혹평을 한꺼번에 떠안게 된다. 관객 수 역시 47만여 명에 그쳤다. 상상하지 못했던 흥행 참패였고, 언론에서는 연일 김수현의 패착을 분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이전에 너무도 눈부신 성공 가도를 걸어왔기에, 실패는 더욱 썼다. 촬영 후반부에 감독이 교체되는 등 제작에 난항을 겪었던 작품인 데다, 입대 전 관객들과 마지막으로 만나는 기회였기에 그의 마음고생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김수현은 영화 <리얼>의 무대인사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사진 : 하나은행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성공적인 복귀
사진 :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를 두고 ‘김수현의 거품이 드디어 빠졌다’고 반응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인기에 취한 김수현이 작품을 고르는 감을 잃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군에서 제대한 김수현의 행보에 모두가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가 복귀작으로 택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회당 2억의 출연료를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수현은 그 모든 우려와 비난을 환호로 바꾸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방영 직후 온갖 화제성 지표에서 정상을 석권했으며,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이후 곧바로 아시아 각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첫 방영 이후 네이버 국내드라마 일간검색어 순위에서도 내리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사진 : 골드메달리스트
김수현이 한 번 휘청이더라도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은 단순하고도 명료하다. 배우로서 그의 연기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 제대 이후 연기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스타트한 그가 앞으로는 또 얼마나 멋진 필모그래피를 쌓아 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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