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우면서도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유럽의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떠오를 것이다. 동남아 여행지나 중국,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나는데 그렇다고 다른 유럽 국가와 비슷한 느낌도 아닌 오묘함이 서려 있는 도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랜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해 생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언제쯤 제약 없이 여행을 훌쩍 떠날 수 있을까? 그날이 빨리 도래하길 간절히 바라며 코로나19 이전에 블라디보스토크를 다녀온 블로거들이 들려주는 여행 후기를 준비했다.
날씨만 빼면 90점을 주고 싶은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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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계획한 계기는?
친한 친구와 둘이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둘 다 학생이었기 때문에 시간이나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해외 관광지를 찾고 있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물가가 싼 편이고 볼거리가 모여 있어 관광하기에도 편리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다.
■ 여행경비는 총 얼마 정도?
3박 4일을 기준으로 항공료 약 35만 원(1인), 숙박비 약 26만 원(2인), 식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은 인당 25만 원이었다. 결과적으로는 1인당 약 70만 원 정도 지출했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볼 만한 장소는?
개인적으로 해양공원(해변공원)을 추천하고 싶다. 볼거리도 많고, 산책 코스가 길어 천천히 걸으며 사진도 찍고 쉴 수 있다. 해양공원에서는 시원한 바다 경치도 볼 수 있고 색감이 예쁜 놀이공원도 있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관광 도중 지치면 주변의 카페에서 쉴 수 있고, 근처에 곰새우와 킹크랩을 파는 식당도 있기 때문에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독수리 전망대도 꼭 들러 보는 것을 추천한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 있다면?
두 곳을 추천하고자 한다. 먼저 ‘파조 커피 랩’을 추천한다. 디저트가 유명한 식당이지만 디저트뿐만 아니라 기본 메뉴들도 맛이 좋고, 무엇보다 가게 분위기가 화려하고 예뻐서 사진 찍기에도 좋다. 메뉴가 꽤 다양해서 여러 가지 주문해 먹어도 좋다. 우리는 페퍼로니 피자, 라자냐,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맛집은 ‘댑버거’이다. 대표적인 메뉴는 수제 버거이고, 이외에도 튀김류 등의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버거 안에 갖가지 재료가 알차게 들어가 있고, 한국인이 많이 방문해서 그런지 메뉴도 한국어로 되어 있어 여러모로 편리한 식당이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았던 곳이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물가가 싼 편이라 지인들에게 나누어 줄 기념품을 구매하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부담이 적었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는 아르바트 거리를 중심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몰려 있는 편이어서 굳이 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하지 않고도 관광지를 다양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또한, 한국인 관광객이 하도 많아서인지 대부분 관심을 가지지 않아 치안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도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3박 4일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왔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안개도 잔뜩 껴서 사진 대부분이 흐릿하게 나왔고, 그 유명한 독수리 전망대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의 경치가 아닌 안개만 보고 왔다. 덕분에 여행할 때 날씨는 정말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울러 유명한 곳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다.
■ 블라디보스토크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본인만의 꿀팁이 있다면?
숙박시설은 아르바트 거리와 가까운 곳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아르바트 거리 주변에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택시 타고 약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묵었는데, 택시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조금 번거로웠다. 또, 꿀팁이라기에는 조금 애매하지만, 3박 4일로 여행을 가보니 유명한 관광지를 다 둘러보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할 때는 2박 3일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 이번 여행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
70점을 주고 싶다. 일단 날씨 때문에 20점 감점이다. 나머지는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포함한 여러 요소들을 합쳐, 마이너스 10점으로 책정했다. 날씨만 좋았더라도 90점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불행했던 날씨만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거리를 걸을 때마다 보였던 예쁜 건물들과 다양한 먹거리까지,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온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좋은 날씨에 한 번 더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을 경험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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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계획한 계기는?
여름방학을 맞아 여행을 계획했다. 이 전에 가 본 해외여행지는 주로 동남아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동남아를 제외하고자 했다. 아직 대학생 신분이라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 이전에 가지 않은 새로운 곳을 원했다. 이 조건의 알맞은 여행지가 바로 블라디보스토크였다.
■ 여행경비는 총 얼마 정도?
4박 5일 중 전체 경비는 80~90만 원이 들었다. 항공료 26만 원(이스타 특가), 숙박비 1인당 10만 원(호스텔), 나머지는 교통비, 유심, 식비, 기념품 구매 등에 사용했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볼 만한 장소는?
세포라와 독수리 전망대를 추천하고 싶다. 길을 걷다 보면 뷰티 매장인 세포라를 간간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비교해보면 한국보다 아주 조금 저렴한 편이지만, 그중에서 세일 상품 몇 개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또한 독수리 전망대는 ‘인생샷’을 얻기 좋은 곳이다. 특히 오후 대에 가면 노을이 져서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온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이곳에 갈 때는 걷지 말고 택시 타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나는 한국에서 막심(러시아에서 앱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 인증을 못하고 와서 택시를 부를 수가 없어서 걸어갔는데, 뜨거운 햇빛과 특유의 15도 정도 기울어진 보도가 사람을 엄청 지치게 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갈 뻔했을 정도로 힘들었기에 웬만해선 택시를 타는 것이 좋을 듯하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 있다면?
24시간 식당 ‘스튜디오’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음식은 전반적으로 짠 편이다. 어느 식당을 가도 엄청 짜다. 그런데 스튜디오는 짜지 않고 맛있었다. 특히 ‘관자크림파스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최고 맛집까지는 아니지만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연 가게가 없다면 갈만하다. 가격은 한국 물가와 비슷했다. 아울러 굼 백화점 옆 건물 제일 위층에 있는 푸드코트도 추천한다. 이전 동남아시아 여행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한국 음식, 특히 김치가 너무 그리웠다. 여행 중 우연히 한식당은 아니지만, 한국 음식을 파는 푸드코트를 발견했고, 갈비탕과 육개장을 먹었다. 엄청 짜긴 했지만, 오랜만의 한국 음식이라 맛있게 먹었다. 혹시 여행 중 한국 음식이 매우 간절하다면 방문해보길 바란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블라디보스토크라는 동네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독수리 전망대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관광지는 걸어갈 수 있다. 숙소도 가깝다면 일정 중간중간에 숙소에 들려서 짐을 두고 가거나, 쉬고 갈 수 있다. 또한 저렴한 가격에 유럽의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블라디보스토크가 작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우리는 4박 5일 일정이었는데, 하루 일정을 소요하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내일 일정도 이동 중에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우리는 시내 관광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짜와서 4일 일정을 2일 안에 다 끝내버렸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도시라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 짧은 일정으로 가기 적합한 곳이다.
■ 블라디보스토크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본인만의 꿀팁이 있다면?
여행 일정을 주말로 잡는 것을 추천한다. 주말에는 평일과 다르게 아르바트 거리 전체와 해양공원에 버스킹 하는 사람도 많고, 판매대도 많아 즐길 거리가 많다. 금, 토요일에는 혁명광장에 시장도 열린다니 참고하길.
■ 이번 여행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
60점을 주고 싶다. 짧은 비행거리와 나름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여행 계획을 시내 관광으로 가득 채워야 하는 대학생 입장에서 4박 5일의 일정을 채울 볼거리는 턱없이 부족했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시외로 이동해 여러 체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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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계획한 계기는?
16년 지기 친구가 교환학생 시절 먹어보고 반해서 늘 이야기했던 보르쉬를 함께 먹기 위해 떠난 해외여행이었다. ‘짠내투어’에 나오기도 했고,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여행지로 유명하다는 점이 끌리기도 했다. 항공권과 숙소만 결제 후 떠났다.
■ 여행경비는 총 얼마 정도?
2박 3일 1인 기준으로 항공료(러시아항공/공동운항 오로라항공) 약 30만 원, 숙박비(아스토리아 호텔 블라디보스토크) 약 20만 원, 환전 30만 원 포함하여 총 70만 원가량 들었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볼 만한 장소는?
굼백화점 뒤 벽화거리는 꼭 가보길 바란다. ‘브스피쉬카 카페’라고 있는데, 다양한 에클레어를 판매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디저트 카페에 대한 낭만은 다들 조금씩 있지 않은가? 붉은 벽돌, 유럽식 풍경, 다양한 벽화들이 있다. 게다가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포토스팟 천지라는 사실! 여행을 갔다 오고 나서도 친구와 이야기하는 곳으로 정말 강추하는 장소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 있다면?
우선 <짠내투어: 나래투어>편에 나오는 킹크랩 맛집 ‘오그뇩’을 추천한다. 재즈바 느낌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으로 예약은 필수다. 킹크랩찜은 1kg당 2,050루블(한화 약 35,000원), 송아지 팥 보르쉬는 480루블(한화 약 8,300원)이었고, 이렇게 2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킹크랩찜의 경우 수조에서 바로 건져서 찜으로 조리된다. 따뜻한 속살이 아닌 살짝 차가운 속살이었고, 빠른 속도로 흡입했던 기억이 난다. 송아지 팥 보르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이다. 돼지기름, 샤워크림, 마늘빵 조각을 곁들인 전통 러시아식 송아지 고기 스프로, 물 많이 탄 토마토 스프 맛이 난다. 개인적으로 싱겁게 먹는 편이라 입맛에 정말 딱 맞았다.
다음은 ‘프로코피’라는 카페다. 비를 피해 들어간 곳인데 정말 좋았다. 카페 내부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간과 다양한 커피 메뉴들 그리고 잘생긴 직원들까지 정말 모든 게 완벽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곳에서 먹은 라떼가 계속 생각난다며 친구가 늘 이야기하는 카페다. 참고로 가수 테이가 라떼 아트를 마셨던 곳이기도 하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날씨의 운이 많이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비행 일정이 매우 짧고 가볍게 다녀오기에 좋은 여행지였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킹크랩 찜, 보르쉬, 북한 식당이었던 ‘금강산’에서 먹은 음식들, 커피와 디저트 등 친구와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독수리 전망대를 첫날과 둘째 날 다녀왔는데, 모두 안개에 가려 야경을 못 봤다. 어두침침한 비구름 아래서 봐서 그런지 녹슨 자물쇠와 동상의 분위기가 좀 음산하기까지 했다. 경치 구경을 못해 마그넷 구매로 대신했던 게 아쉽다.
■ 블라디보스토크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본인만의 꿀팁이 있다면?
6월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걸칠 수 있는 얇은 재킷이나 카디건을 챙겨가면 좋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조금 춥다. 또, 러시아 라면을 제외한 초콜릿 등의 간식류와 보드카는 정말 맛있으므로 눈앞에 있다면 주저 말고 구매해보길 바란다. 뻥튀기처럼 생긴 간식을 한 번 사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공항에서 더 구매해 귀국했었다.
■ 이번 여행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
여행을 점수로 환산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은데, 굳이 한다면 98점을 주고 싶다. 혁명광장에서 살면서 그렇게 많은 비둘기는 처음 봤을 정도로 비둘기가 많았다. 또 다소 맑지 않았던 하늘 탓에 사진들이 잘 못 나와 아쉽다. 그래도 춥다며 카디건을 벗어서 주시고 가셨던, 러시아 아주머니 덕분에 친구가 감기 걸리지 않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다소 쌀쌀했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눴던 여행지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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